35 그리고 186일
'엄마'라는 위치는 참 애매한 것 같다.
'여자'와 '엄마'
'엄마'에게 있어 우선순위는 어느 쪽일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물론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가족 구성원 속에서,
한 남자의 '여자'로서의 위치가 먼저인 사람에겐 '여자'가 우선순위일 것이고
아이의 '엄마'로서의 위치가 먼저인 사람에겐 '엄마'가, 당연히 우선순위일 것이다.
그러나, 자식에게 있어서는 '엄마'는 그 어떤 순간에도 '엄마'여야만 한다는 이기적인 욕구가 있다.
비록, '여자'로서의 자존감이 바닥까지 무너져 내린 그 순간에조차
자식에게 있어 '엄마'는 그냥, 단지, '엄마'여야만 한다.
적어도 나는 그랬던 것 같다.
그 어떤 순간에조차
'엄마'로서의 흔들림 없는 관심과 애정이 필요했던 것 같다.
그래서, '엄마'답지 못한 '엄마'가
그 나이, 내가 필요로 했던 관심을 주지 못했던 '엄마'가 원망스러웠던 것 같다.
자식이란, '부모'에게 있어서 세상 가장, 이기적인 존재가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기적인 존재들.
때론, 상처를 주지만 또 때론, 더할 나위 없이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가장 큰 기쁨을 주는 아이러니한 존재들.
'그때'는 알지 못했던 것들을
나이를 먹어가며 하나씩 깨달을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내가 깨달은 이 순간이, 결코 늦은 게 아니기를.
'여자'인 동시에 '엄마'인 '엄마'를 더 이해하고 사랑할 시간이 늦은 게 아니기를.
수많은 내일, 앞으로 깨닫게 될 것들을, 더 이해하고 사랑할 시간이 많이 남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