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더하기 상상

Chapter. 1

by iAliceblue




프.롤.로.그.


이것은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또한 절반의 진실에 절반의 상상이 어우러진 픽션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그려지는 내 모습이 나의 전부는 아니지만, 나의 일부분을 떼어내어 만든 인물이기 때문에 전혀 내가 아니라고도 할 수 없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그럴 기회가 내 생에 단 한번이라도 찾아올 리 없겠지만, 한번쯤은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을 만나보고 싶은 간절함에서 비롯되어 지루하도록 뻔한 내 일상에, 만나보고 싶은 그 누군가를 데려다 놓을 수만 있다면의 상상이 빚어낸 것이다. 누군가는 나의 일상에 데려다 놓은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 쉽게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렇게 대놓고 그 누군가를 모방하고 있는데 누구라도 모를 수는 없겠지만 가급적이면 모른 척해주길 바란다. 왜냐하면 나는 여기 나오는 '윤신'처럼 소심하고 낯가림 심하며 수줍음 많은 성격에 심각한 '주목공포증'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건 그저 내 일상 일부분에 상상을 대량 첨가한 픽션으로만 보아주길 조심스럽게 부탁한다. 또한 이 이야기 속 주변 인문들 또한 오다가다 스친 사람들 중, 인상적이었던 인물을 토대로 나의 상상이 만들어낸 등장인물들일 뿐이니 다른 여지의 억측도 없이 그저 픽션으로만 받아들여주면 좋겠다.









1장.



사람이든 일이든 언제나 처음이 어렵다. 쉽지 않을 줄 예상했지만 그 어떤 준비를 한다 해도 실전은 항상 긴장되고 떨리며 두렵다. 그 정신 없는 와중에도 구남친에 대한 남은 마음때문에 갈팡질팡할 여유는 어디 있었을까. 그렇게 다 퍼주고도 더 퍼줄 마음이 남아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어쩌면 그런 내 정성에 돌아선 마음이 다시 돌아서줄 거라고 기대했던 건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애쓰고, 이미 51%쯤은 식어버린 내 마음조차 소생시켜 보려고 더욱 애쓰며 발버둥쳤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렇게 챙기고 걱정했던 건 습관때문이었는지 남은 마음때문이었는지 이제는 스스로도 헷갈렸다.

연애의 끝은 항상 허무하고 공허하다. 한바탕 파도에 휩쓸려 알알이 흩어져버린 모래성 같다. 분명, 그 흔적은 선연한데 두근거리며 정성스레 곱게 쌓아올린 그 성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묘연하다. 그러고 보면 '사랑'이라는 감정과 어찌나 닮았는지... 한 사람이 떠나간 빈자리는 이토록 휑하게 쓸쓸한데 내가 사랑했던 사람은 어느 누군가에게 가버렸는지 궁금해서는 안 된다. 그의 안부조차 물을 수 없는 낯선 기억으로 남겨두어야만 한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을 때면, 혹은 거리를 지나다 다정한 연인들을 볼 때면 연애의 끝이 얼마나 부질없는 쓸쓸함인지 뻔히 알면서도 다시 연애라는 것이 하고 싶어지고 만다. 이제는 그만 질릴 때도 되지 않은 걸까. 그보다 누군가와 다시 연애라는 것을 하려면 전과는 달리 감추고 있는 비밀 하나를 까발리고서 시작할 용기를 내야 하는데 도무지 그 용기가 아직은, 부족한 듯 싶다. 어쩌면 영영 용기가 안 날지도. 남들은 잘만 하는 연애가 왜 신에게는 이렇게나 잔뜩 용기가 필요한 일인지 그녀는 서러워졌다. 그냥 어쩔 수 없는 '팔자'라고 생각하려 해봐도 왜 하필 '나'지? 라는 억울함이 자꾸 든다. 그냥 이번 생은 정말 어쩔 수 없는 '팔자'다. 단념하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다. 신은 끈덕지게 마음에 들러붙는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내려 자기주문을 되뇌며 바쁜 걸음으로 헬스장을 향했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는 운동이 명약이다. 스스로의 호흡과 움직임, 그렇게 자기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 시간만큼은 다른 생각들이 끼어들 틈이 없다. 더불어 옷맵시가 살아나는 자기만족적 효과까지 얻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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