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똥~ 언젠가 엄마한테 온 문자에 몇 장의 사진들이 있었다. 그 중 교복입은 엄마의 앳된 모습과 여느 수학여행의 시대와 상관없이 늘 같은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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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순이 얼마 남지 않은 엄마는 본인의 환갑때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로 히말라야 등반을 하고 돌아왔다. 해냈다며 흥분하며 반짝이던 엄마의 눈빛이 생각난다. 오랜 세월 전국 산을 누비며 종주하던 엄마는 몇 해가 흘러, 무릎이 아프자 근교 산만 오가는 요즘 본인도 꽤나 아쉬워 하시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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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통성없는 군인 남편과 빈 손으로 시작한 살림을 아끼며 늘려가며 살아온 엄마의 삶에 산은 꽤나 큰 안식처이며 놀이터였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신체의 나이듦에 비하여, 타고 난 그 열정을 감출수 없는 사람이다. 내가 내일이라도 바로 떠날 수 있는 용기와 도전을 엄마로부터 받았듯이, 나의 아이들 또한 훗날 그러하길 바라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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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여행갈래하며 전화가 왔는데, 작업시간이 터무니 없이 부족한 나는 거절을 했고 맘이 꽤 무거워졌다. 큰 아이 학교 입학전에 두 개의 전시 작업을 끝내놔야 한다 생각에 지배당하고 있는 요즘이다. 그 과정중에 아이들로 인한 변수도 있을테니..맘도 몸도 여유가 없을 겨울이로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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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내 건강상태를 이야기하며 전시를 취소하라 하신다. 진심일까 .... 그림그린다는 이유로 미뤄두는 많은 마음들에 미안함이 생기는 그런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