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에서의 아침, 카푸치노와 사워도우

<일주 일기>이면서 <1주 일기>이기도 합니다.

by 지수


14.

뉴타운에서의 아침, 카푸치노와 사워도우




7시 30분에 울리는 조용한 알람음. 몸 위에서 내 몸무게 만한 공기가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듯하다. 여행지에서 걷는 것을 잘하는 탓에 지난 3일간은 대중교통을 거의 이용하지 않았다. 호주에 온 후 하루 평균 걸음은 18,000보. 이 걸음은 온통 시드니 중심부를 위한 것이리라. 시드니에서 주어진 5일은 큰 마을만 다녀도 시간이 모자라다. 알람은 다시 끄고 오늘은 원하는 만큼 푹 자고 일어나자.


눈을 뜨니 오전 10시가 다 된 시각. 이젠 몸을 가뿐히 일으킬 수 있겠다. 재밌는 일이다. 그토록 심했던 불면증이 여행지에 오니까 싹 사라진다. 어쩌면 한국에서 겪은 불면증은 근무 시간과 더불어 운동부족이 원인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몸을 굴리면 잠을 잘 자는구나.






New Town



뉴타운으로 향하는 길




어젯밤엔 가고 싶은 동네를 하나 찾았다. 뉴타운이다. 호주행 비행기에서 본 한 유튜버가 다닌 곳을 그대로 따라다니고 있는 느낌이다. 오늘날의 미디어 매체들은 얼마나 내 삶을 편리하게 해 주는지 다시금 깨닫는다.







시드니의 버스는 처음이다. 422번 버스를 탔다. 가고 싶은 카페 근처의 버스정류장에서 내렸다.

하차하자마자 든 생각은 ‘아, 여긴 나를 위한 곳이다!’




뉴타운




색색의 가게들이 줄지어 있는 깔끔한 동네. 카페로 향하는 길에는 좋은 향까지 난다. 이게 이 동네의 향인가? 어떻게 길에서 이렇게 좋은 향이 나지? 마치 고급 향수와도 같은. 그런데 향수인 것 같지 않은 자연스러운 이 향.


알고 보니 저 멀리 가는 사람의 향이지 뭐람. 향이 지속적으로 나는 탓에 이곳의 자연에서 나는 냄새인 줄 알았다.




cafe Fleetwood Macchiato







시작은 역시 커피다. 구글 지도상에서는 가게가 매우 혼잡하다고 나온다. 가게 밖 몇 안 되는 테라스 자리에 몇 사람들이 앉아 있다.

내 자리 하나는 있겠지?

있다!


오늘은 무슨 커피를 마셔볼까. 메뉴를 봐도 무슨 커피를 마셔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어떤 종류를 마셨고, 어떤 걸 안 마셨는지 이젠 헷갈릴 정도다. 그냥 머릿속에 떠오르는 메뉴를 주문했다.


“Can i get a cappuccino?’




카푸치노
사워도우




그리고 함께 주문한 Sourdough. 호주엔 가는 곳마다 사워도우가 있다. 아침부터 시큼한 빵을 때려 넣을 테다. 버터와 땅콩 그림을 빵 위에 함께 쓱 발라 한 입 베어 물었다.


신맛은 참 신기한 맛이다. ‘시다’는 감정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데 막상 먹으면 입맛을 돋운다. 오늘의 점심 식사 전 좋은 애피타이저가 되어 준다.


버터가 녹는다. 노트북이 달궈진다. 햇빛이 직접적으로 닿는 오른팔의 온도는 정상 체온 그 이상. 선글라스를 꺼낸다. 오늘은 최대한 걷지 않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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