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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남세아 Jun 21. 2021

24_세 번째 이야기

I0234_ep.26 이십사절기




오늘은 일 년 중 낮이 가장 길다는 하지다. 24절기를 다루고 싶어서 어제 하루 24살의 추억을 떠올렸다. 이틀 전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바라보다 우연히 이삿집 화물 차량을 보고 이사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해가 빠르게 찾아오는 것을 느꼈고, 의식의 흐름에 따라 24절기가  떠올랐다. 24절기는 태양의 항도상 위치에 따라 계절적 구분을 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중국에서 만들어서 고려시대에 도입했다. 동지가 기준점이라고도 하고 동지와 하지를 기준으로 각각 나뉘었다고 한다. 한때는 24절기에 대해서 줄줄이 외우고 있었다.


"오늘은 24절기 중 번째 하지로 낮이 가장 긴 날이며, 과거로부터 장마에 본격적으로 대비하는 시기입니다."


방송에서 기상캐스터가 주로 하는 말이며, 나도 수십 번 비슷하게 브리핑을 했던 기억이 있다.




농경 생활이 중심인 우리 조상들은 기후와 계절에 민감했기 때문에 시기별 날씨를 분석하고 종합하여 미리 예측하고 전망하려 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러한 24절기가 음력이 아니라 양력을 기반으로 하고, 중국 화북지방을 기준으로 하다 보니 절기의 뜻과 날씨가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어느 정도 비슷해서 전반적으로 너그럽게 해석한다.


대략 15일 정도에 한 번씩 돌아오는데, 각 절기마다 의미가 있고, 특징에 따른 속담도 많이 있으며, 해당 절기에 해야 할 것과 심지어는 먹어야 하는 음식까지도 일러준다. 계절과 날짜에 의미를 두는 것에 더해 14일간 열심히 일하고 하루 정도는 휴식과 여유를 가지려는 뜻도 있다. 14일간 일하고 하루를 쉰다니, 주 5일제도 힘든데, 참 부지런했다.


24살 이후로 기상과 관련된 일많이 하다 보니 제철 음식과 관천망기처럼 옛사람들이 다루었던 것들을 기억하고 있다가 주변 사람들에게 심심풀이로 이야기 해주곤 했다.


얼마 전 연남동 독립 책방에서 우연히 24절기와 관련된 책을 한 권 발견했는데, 마음에 들어 구매하려다 너무 두꺼워서 못 사고 온라인을 둘러봤는데 지금껏 못 찾고 있다. 이상하게 해를 더해갈수록 제철 음식이나 날씨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나이가 들면서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가 생겼고 자연과 동화되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다음 절기인 소서에초복이 가깝기 때문에 삼계탕, 장어 맛집을 미리 알아봐야겠다.

 



3일 동안 24에 대해서 고민했는데, 주변의 다양한 것들을 생각하면서 새로운 즐거움을 찾았. 24시간과 미드 24고, 내게 많은 고민을 주는 2(세이) 4(일)도 있으며, 거꾸로 읽으면 42가 되기 때문에 다양한 것들을 고려할 수 있다.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대한 여러 생각들을 글로 풀어가면 즐거움이 배가 되는 것 같다. 하지만, 난 비슷한 패턴이 지속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내일부터는 다른 패턴의 글쓰기로 전향해야겠다.

 



바쁜 일과 육아 중에도 아내와 데이트는 행복했고, 계속 살아가는데 큰 동력이 다. 오늘도 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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