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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남세아 Jun 22. 2021

적당히 달리다 만족하는 순간 멈추고 싶다

I0234_ep.27 아침 명상과 달리기




같은 자리에서 똑같은 행위를 하는데, 전혀 다른 상황이다. 새롭다 오늘.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베란다로 간다.

창문을 열고 바깥공기를 크게 한번 들이마신다. 아침 냄새가 코를 통해 폐 속 깊게 들어오면서 아침의 기운을 맞이한다. 아직 눈은 잘 떠지지 않는다.

미라클 모닝을 시작한 지 두 달되어 가는데, 아직 이런 눈으로 아침을 맞이 하다니, 다시 눈을 그랗게 뜨고 아래 보이는 놀이터 거미줄에 초점을 맞춰 본다.

이제야 새소리가 들린다. 맑은 정신에 상쾌한 기분으로 글을 쓸 때면 선명하게 들리던 새소리가 잠시 들리지 않았다.

아침 기운을 느끼지 못하고 일과 글쓰기에만 몰두했기 때문일 거다.

이렇게 주변의 공기와 소리, 바람의 촉감을 느끼며 눈을 맑게 해주는 것이 명상인 것 같다. 한때 명상을 배우고 싶었는데, 이젠 정말 필요하다.




어제는 유독 바빴다. 그러다 보니 나에게로 들어오는 것 중에는 소음도 많았다. 듣기 싫고 불편한 소리는 소음으로 생각하는 게 편하다.

나에게서 나가는 것이 좋은 소리가 되기 위해 노력했으나 내가 낸 음에 대한 평가를 직접하기는 어렵다.

오늘도 비슷하지만, 벌써부터 주변 좋은 소리와 함께 많은 것들이 나에게 들어온다. 다시 차분해졌다.

늦지 않게 나서야 하기 때문에 글에 대한 부담도 조금 있지만, 가볍게 내 생각을 말하고 있다. 어려운 학문도 철학도 아닌 감정에 충실한 체 이름 모를 새들과 동화되어 한글자 한글자 적어 내려간다.




오랜만에 달리기를 하지 못했다. 그냥 안했다. 바쁘다는 핑계도 있었지만 최근 무리하지 말란 말을 많이 들었다.

"얼굴이 많이 핼쑥하네!"

"살 좀 그만 빼"

"힘든 일 있어?"

"뭐 때문에 그렇게 계속 달려?".

부정적인 질문과 의견이 많아졌다.

살을 빼니까 얼굴살이 무척 핼쑥해졌고, 주변 격려와 응원이 걱정과 근심으로 바뀌는 것을 느꼈다. 조금 고민이다.



체중관리를 위해 시작한 달리기에 조금 빠져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달리기 전과 달리는 중에는 많이 힘들다. 다 뛰었을 때 만족하는 것은 확실하다.

아쉬운 점은 5km를 정해 놓고 달리는데, 매번 시간을 확인하게 된다.


그냥 '적당히 달리다 만족하는 순간 멈추고 싶다'.


그게 쉽지 않다. 처음에는 트랙보다 새로운 장소에서 뛰는 것을 선호했다. 아무 생각 없이 뛰다가 5km 지점이 되면 마무리 하는 방법이었는데, 이제는 익숙한 트랙만 뛰고 있다. 언젠가는 해시태그에 만족할 만큼 달렸다고 남기고 싶다.



대게 달리기 목표는 거리나 시간이다. 그런데 거리를 정하고 뛰다 보면 얼마 만에 목표를 달성했는지 확인하게 된다. 시간을 정하고 뛰다 보면 얼마나 뛰었는지 확인하게 된다. 어떻게 해야 적당하게 만족하는 만큼 달릴 수 있을까?

우선 거리 위주의 달리기보다는 시간을 정해 달리는 것으로 바꿔야겠다. 일정 시간 동안 뛰어보고 기분이 좋아지는 순간을 느끼면서 만족해 하고 천천히 걷는 연습을 해야겠다. 달리면서 책을 듣고, 노래도 들으며 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해 야겠다. 기회가 되면 장소도 바꿔서 새롭게 달려야겠다.




아침에 맑은 정신으로 명상을 하니까 기분이 좋아지고 머리가 맑아진다. 편안하게 내 생각을 가볍게 표현하는 시간이었다.

바쁜 한 주의 첫 날을 보내고 둘째 날 아침을 상쾌하게 시작한다. 하루를 열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큰 동력을 선물 받은 기분이다.

분명, 오늘 하루도 행복한 날이 될 것을 확신한다.




근데, 목표를 정하지 않고 그냥 사는 것은 옳지 못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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