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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남세아 Jul 10. 2021

맞춤법도 모르는 데 무슨 작가야!

10234_ep.7 잊어버린 수첩과 잃어버린 기억




어제부터 글 쓰는 취미를 조금 확장하기로 했는데,

때마침 한 달 정도 열심히 글감을 주워서 모아둔

글감 줍줍 수첩을 잊어버렸다.


2001년도 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을

우수하게 수료하신 아내께서

선천적으로 언어 능력이 떨어지는

나를 위해 가르쳐 준 몇 개의 단어가 있다.



그중의 하나가

잊어버리다와 잃어버리다이다.

어려서부터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다 보니

잃어버린 상황에 잊어버렸다는 말이 나온다.


가르치는 것과 가리키는 것도

비슷하게 사용하고 있다.

당연히 지금은 그렇게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다 보니 의식적으로

잃어버린 수첩을 아쉬워하고 있다.


잃어버린 수첩의 본질이

기억을 대신하는 것들이었고,

그 속의 내용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 점에서

나에게는 잊어버린 것이기에

어느 표현을 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평소 좋아하는 노래의 가사도 모르고

며칠 전에 읽은 책도 잘 기억 못 하는 나에게

비슷한 글자와 유사한 뜻을 가진 단어들이

갈리는 건 당연하다.


가끔 잘 못 사용할 때

주변 사람들의 미묘한 반응들이 보인다.

심지어는 잘못 사용했다고

친절하게 일러주는 이도 있다.


나도 다른 누군가가

가르치는 상황에 가리키고 있으면,

헛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에

입이 씰룩거리지만 결국 참는다.




내가 생각하지 못한

다른 뜻으로 표현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로를 잘 모르기 때문에

기다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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