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추얼 책 소개 글을 보면 '재미와 의미'가 행복한 삶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재미가 있어야 내 삶을 사는 것이라는 말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누가 쓴 글인지 확인했더니 한때 방송매체에 많이 나왔던 여러 가지 문제 연구소장 김정운 님이었다. 양배추 머리에 동그란 안경을 껴고 목소리 톤이 조금 높았으며, 관객이나 독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줄 때 즐거움을 많이 선사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요즘은 통 보이질 않는다. 대개 그런 경우는 사건과 사고에 연루되어 방송에서 나오지 않거나 자연스럽게 인기가 수그러 들어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것까지 확인할 필요성은 못 느꼈고, 그냥 본인의 이미지와 재미라는 단어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삶의 가치와 행복에 대해서는 나이와 상관없이 늘 머릿속 한편에 자리 잡고 있는데, 가끔 영역이 커질 때도 있고, 사라질 것처럼 희미해지기도 한다. 최근 내 머릿속에서는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친한 친구가 행복의 정량적 가치를 늘리는 방법을 알려줬다. 몰입과 집중하는 시간을 늘릴수록 호르몬에 의해서 기억하는 일이 많아지고 우리는 그것을 행복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인데, 크게 공감했고, 김정운 님의 재미와 의미를 더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복잡해지는 것 같으니 그냥 '재미와 의미에 집중하고 몰입해서 조금 더 행복한 기분이 들자' 정도로 정리하련다. 내 삶의 작은 생각 중 '찰나에도 진정성 있게'에 의미를 조금 더 부여하고 미라클 모닝을 통한 행위는 재미를 더해야겠다.
수정 작가님의 켈리 선물
글쓰기에 재미를 더하기 위해서 인생 첫 소설을 연구하고 있다. 지금 내가 하는 이상한 행동을 보면 책 한 권을 가지고 별의별 짓을 다하고 있어서 독서보다는 연구가 맞는 것 같다. 정말 과한데, 곧 냄새도 맡을 것 같다. 독립 책방 '너의 작업실'에서 시작하여 글 모임 '작담'을 통해 '브런치'를 알게 되었고, 한 달 정도 열심히 글을 올리다가 최근 열기가 식었다. 가입한 지 두 달도 안 되었는데, 참 빨리 식는다. 아마도 '재미와 의미'가 모호해져서 몰입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작담에 올린 글은 괴발개발 작성했어도 친구 작가분들께서 꼼꼼하게 읽고 응원과 격려를 해주는 것에 비해 고상한 글쓰기 플랫폼에서는 통 반음을 알 길이 없다. 단지 조회수나 라이킷, 구독자 수가 늘어나거나 가끔 발견하는 댓글에 신기해할 뿐이다. 얼마 전 조회수의 폭발도 경험했고, 구독자 수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데, 댓글은 여전하다.그러다 보니 내가 쓴 글이 충족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생각에 저장만 해 놓고 발행을 미루게 된다.
독서에도 진심이다
글 모임 '작담'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서로의 글을 통해 많은 교감을 했고, 나름의 사랑과 정이 생겼다. 그러다 보니 서로에게 약간의 콩깍지도 생기게 되었고, 글을 올리면 어색한 문맥과 오탈자도 웃어넘길 수 있는 사이가 되어 간다. 그렇다고 대충 넘어갈 사람들은 아니다. 내 입장에서는 선배님 같은 분들이라서 그런지 매번 글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운다. 가끔은 마음 안 상하게 여러 번 생각해서 알려주려는 노력도 보인다. 다들 글 모임에 집중한다. 아니 진심이다.
댓글에 사랑이 넘치는 작담
결국 반응에 의한 내 생각과 행동도 결정된다. 작담을 좋아하는 것도, 글쓰기 플랫폼에서 댓글이 아쉬운 것도 같은 이유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이제는 재미를 위해서 다양한 시도를 하려고 하는데, 우선 반응을 끌어올려야겠다. 작담에서는 지금처럼 진심으로 대하면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고, 글쓰기 플랫폼은 반응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작전들을 시도하려고 한다. 매번 이런 생각에 새롭게 진행하면 시작은 창대한데, 끝이 흐지부지해서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가만히 앉아있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시작한다. 핵심은 '반응'이다.반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요소는 댓글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의 글을 열심히 읽고 댓글을 작성하게 되면, 상대방도 진심을 느끼고 반응을 보일 것이다. 다들 입장이 비슷하기 때문에 댓글에 많이 고마워한다. 나 역시 그 양분을 받아서 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을 것 같다. 글의 제목도 보다 재미있게 지어야겠다. 지금도 충분히 자극적이고 낚시 글 같다고 아내에게 충고를 들었지만, 보다 흥미로운 제목과 글감을 찾아서 글을 쓰는 것도 재미를 더할 수 있을 것 같다. 브런치를 대상으로 새로운 전술도 몇 가지 실험 중인데, 반응이 제법 괜찮았다.도쿄올림픽에서 배구 국가대표 김연경 선수의 리더십에 많은 사람들이 큰 울림을 받았다. 쇼맨쉽 보다는 꾸준하고 성실함이 결국 승리와 성과를 가져다 주는 것을 증명했다. 결국,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글을 꾸준하게 작성해서 글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한참을 재미에 빠져서 글을 쓰겠다고 다짐하니까 의미를 잃어간다. 내가 글 쓰는 목적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기록을 선물하기 위해서였는데, 목적도 방향도 조금씩 변하는 것 같다. 십 년간 꾸준히 쓰려면 지금의 과정을 통해서 동력을 얻어야 하고,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사랑받는 게 더 좋은 것이라는 합리화를 할 수 있지만, 진정한 의미를 놓치면 안 된다. 재미와 의미를 더하면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수시로 돌아봐야겠다. 그러면 내 삶의 글쓰기도 진심이 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