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딸이 가장 좋아하는 쇼핑 장소는 다이소이다. 천 원에 모든 것을 다 내어 줄 듯 두 딸을유혹하는 달콤한공간이다.다양한 제품과 저렴한 가격으로 은밀하게접근하는데,물건을구입할 생각이 전혀 없다가도이상하게필요한 듯무용한 제품이빨간 바구니에 가득 쌓인다. 계산대로이동해서 바코드 찍기 놀이를 하다 보면 삼사만원 정도는 가볍게 사라지는 신비로운공간이기도하다.
모처럼 쉬는 토요일(최근 주말에 계속 출근) 집 앞 다이소를 제쳐두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다이소 고속버스터미널점을 방문했다. 간단하게 쇼핑을 마치고 이어서다른 쇼핑몰과연계하여 놀기 좋은용산역점으로 향했다. 용산역점에서는사야 할 물품을 놓치는 바람에 다른 마트를구경한 다음 재방문까지 했다. 다이소를하루에 세 번 방문하는 건 놀랍지 않다.왜냐하면우리 집 무역교역량최선두에다이소가위치했기 때문이다.물론 압도적 1위는 쿠팡이다.
다이소는 필요한 물품이 있을 때 방문하면 다양한 제품을 비교하며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소비한 것처럼 느껴진다. 수십 개 제품을 빨간 바구니에 가득 담아도 3만 원 정도이니까 마트에서 수십 만 원 쓸 때보다 뿌듯함을 준다. 더구나 요즘은 동네마다 입점해서 쉽고 빠르게 그리고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공간이다.
딸들이 다이소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부모탓이다. 제품 가격도 저렴하고 필요한 모든 물품이 다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자주 방문했고, 덩달아 옆에서 따라다닌아이들도영향을받았다. 평소말을 잘 듣고 착한 일을 할 때 부모 발행다이소 5천 원권과 3천 원권까지 남발하다 보니 일주일에 두세 번방문하는건예삿일도 아니었다.더구나 집 앞 대형 쇼핑몰에다이소가 입점하면서어른이 없어도아이들끼리언제든지방문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다.
우리 가족은 스타필드에 입점한 다이소를 자주 가는데, 다른 지점보다 크고 제품이 많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크다고 소문난 고속버스터미널점과 명동점, 홍대점 등 지역별로 유명한 곳은 두세 번씩 방문했다. 심지어는 일본여행 때도 다이소를 즐겨 찾는다.아이들은 일본 다이소는 우리나라보다 더 좋아하는데, 우선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제품이 대부분백엔이기때문이다.특히 산리오 관련 제품이 다양하고 싸다.
더구나환율로 인해서 추가할인까지 받는다. 일본은우리와 소비성항도 다르기 때문에 국내매진 제품을 발견할 때도 있고, 비슷한 제품군에서 희소한 디자인이나 색상을 찾기도 한다. 물론 새로운 제품을구경하는 것 자체만으로도충분히즐겁다. 그러다 보니 일본 여행 때 돈키호테나 드럭스토어보다 다이소를자주찾게된다.
언제부터인지 국내 다이소는 천 원짜리 제품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혹여 보이더라도 만족도가 떨어진다.그나마만족하는 제품은 대부분 3천 원 이상이며 가끔 5천 원이라는 변절자로 다가오기도 한다.그래도 5천 원을 초과하는 제품이 없다는 게다행인데, 가격대가 언제 무너질지 모르겠다.
일본과 우리나라 다이소의 공통점도 있다. 제품 생산지가 똑같다는 점이다. 우리 생활공간에 존재하는 대부분미물은중국산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게어느새진리가 되었다.과거 레바논 파병시절 마트에서 쇼핑하다가 레바논 제품을 사고 싶다고 직원에게 문의하니까 자신 말곤 다 중국제품이라고 했던 상황이 아직도 생생하다.
중국산으로 가득한 표독하고 악랄한 다이소 유혹에 빠진 우리 가족은 디톡스가 절실하다. 다이소 중독을 알아차리고 쿠팡이나 스타벅스처럼 적극적인 거리두기 운동을 실행해야 한다. 하지만, 가랑비만 맞다 보니 툭툭 털어내면 되겠다는 안일함에 계속 찾게 된다.
다행히 어제 하루 동안 다이소를 세 번 방문하면서 디톡스가 필요함을 깨달았다. 다만, 아직까지도 중독증세를 깨닫지 못한 삼총사(아내, 큰딸, 막내)는 내가 스타벅스에서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다이소에서 다양한 제품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