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이동 [部隊移動, Troop Movement]
(출처: 네이버 군사용어사전)
부여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전투력을 유지한 상태로 부대를 요구하는 시간과 장소에 위치시키는 것을 말하며 전술적 부대이동과 행정적 부대이동으로 분류되며, 형태에 따라 육상이동, 해상이동, 공중이동으로 구분함. 육상이동은 이동수단에 따라 도보이동, 차량이동, 철도이동 등으로 구분함.
티르인근 지중해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마지막으로 꼭 한번 다시 가고 싶은 곳은 있다. 화려한 미국의 도시도 아니고 감성이 넘치는 일본 교토도 아니며, 늘 꿈에 그리던 유럽의 오래된 도시도 그곳 앞에서는 무릎을 꿇는다. 이름도 생소했던 나라,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몰랐던 그곳이 우리 삶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중동의 진주 레바논이다.
레바논은 중동의 화약고라고 불리는 이스라엘, 시리아와 접경을 이루고 있다. 성경에 나와 있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가나안 지역에서도 서쪽의 지중해를 넓게 바라보며 지는 해를 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는 나라이다. 오랜 내전과 접경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몇 차례 전쟁으로 인한 아픔이 있기 전까지는 '중동의 진주' 또는 '중동의 유럽'이라고 불렸을 만큼 관광지가 많았다. 화려한 도시는 빛과 향락이 넘쳤으며, 낮에는 동쪽 헤르몬산에서 스키를 타고 밤에는 베이루트에서 유흥을 즐기는 멋진 나라였다. 제국주의 시대 프랑스 식민지의 영향으로 다양한 인종이 분포하고 많은 언어가 있으며, 중동지역임에도 이슬람교와 기독교가 비슷한 비율로 존재한다. 하지만, 이런 다양성으로 인해 내전이 잦았고, 지형학적 위치로 인한 인접 국가와 마찰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십여 년 전 레바논 베이루트 공항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중동이라는 선입견에 열풍이 느껴질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날씨가 우리를 맞이하여 조금 놀랐다. 사실 늦은 밤에 도착했고, 많은 짐들로 인해 정신없이 움직여서 날씨를 감상할 여유는 없었다. 어둑한 밤중에 버스에 올라타서 지하로 되어 있는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한참 내려갔다. 도심지에는 요즘 우리 신도시에나 있을 법한 반지하 도로가 많았다. 아마도 폭격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자 가슴 한편이 쓰렸다. 향락의 도시 베이루트는 공항만 들리고, 짐만 옮겨 싫었을 뿐 레바논에서 지내는 6개월 동안 두 번밖에 갈 수 없었는데, 한 번은 귀국 준비하는 날이었고 다른 한 번은 귀국 당일 공항을 들른 것뿐이다. 그런 아쉬움으로 인해 베이루트를 생애 한 번 정도는 다시 여행하고 싶다.
서른 살이 넘도록 해외를 한 번도 다녀오지 못했었다. 대학까지는 형편이 좋지 않아서 여행 할 염두를 못 냈고, 대학을 졸업한 후로는 정신없이 살다 보니 해외는커녕 제주도에도 제대로 한번 놀러 간 적이 없었다. 그러다 처음으로 해외를 나간 것이 약 12시간 동안 전용기를 타고 들어 본 적도 없는 나라로 가서 6개월이나 지내다 왔다.
우리를 태운 버스는 베이루트를 통과해서 남쪽으로 계속 이동했다. 늦은 밤이라 밖은 고요했으며, 벙커 형태의 도로 위에는 간간이 붉은 가로등만 보였다. 장시간 비행으로 피곤할 법한데, 낯선 곳에서 다가오는 두려움과 전쟁의 긴장감으로 인해서 잠이 들지 않았다. 삼십 분 정도 지났을 때 평범한 도로가 나타났고 오른편으로는 캄캄한 바다가 우리를 계속 따라왔다. 반대편에는 구릉지가 보였는데, 빛이 없고 어둠이 짙게 내려있어서 형태만 보였다. 그렇게 한 시간 가량 더 이동하여 목적지에 다다랐다. 여전히 어두웠고 차창 밖은 침묵했으며,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6개월 동안 살 곳은 레바논 남쪽에 있는 오래된 도시 티르였다. 티레 또는 수르라고도 부르는데, 우리는 티르라고 불렀다. 가까운 곳에 고대 유적지가 많이 있고, 예수님께서 물을 포도주로 만드신 카나라는 장소가 근처에 있는 소도시였다. 주변에는 라임과 올리브 밭이 있어서 항상 푸릇한 기운이 넘쳤으며, 은은하게 코를 감싸는 올리브 냄새는 아로마 향을 매일 곁에 두고 사는 기분이었다. 현실은 퇴비 냄새와 파리가 있어서 방역을 많이 했을 텐데, 좋은 기억밖에 없다 보니 눈에 보이는 것과 코로 맡을 수 있는 향, 귀로 들리는 주변 소리까지 잘 포장된 영화 한 장면처럼 아름답게 남아있다. 어쩌면 다시 가지 않는 게 좋겠다. 사는 곳은 지대가 높은 곳에 위치하여 지중해가 넓게 보였는데, 매일 해가 질 때면 지중해와 땅에 반사되는 노을빛으로 마을 전체가 붉게 물들었다. 반대편은 성경에 나온다는 헤로몬 산이 희미하게 보이는데, 만년설이라 날씨가 맑으면 산 정상 부근이 하얗게 보였다. 울타리 주변에는 라임과 올리브 나무가 듬성듬성 보여서 어디를 둘러봐도 윈도 바탕화면 같은 곳에서 매일 아침 눈을 뜨며 행복한 아침을 맞이했다. 그렇게 이역만리 타지 아름다운 곳에서 우리의 소중한 이야기는 시작된다.
듬성듬성 나무만 있는 구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