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점점

슬픔은 에너지가 된다

57화

by Lia

인생을 살다보면 갑작스럽게, 알고는 있었지만 생각지 못했던 슬픔이 찾아오곤 한다. 별안간 과거에 내가 받은 상처를 깨달을 때, 알고는 있어도 기대하지 않았던 평가를 들을 때, 슬픔을 마주치는 셈이다. 혹은 주변의 누군가로부터 불행한 소식이 들려오는 것. 길을 걷다가 마주친 길고양이의 아픈 걸음걸이가 다 그렇다. 슬픔의 이벤트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슬픔은 에너지가 된다. 에너지라 함은 원동력이다. 결코 눈물은 혼자서 떠나가지 않는다. 눈물은 나에게 무언가를 가르쳐주고 간다. 고통과 괴로움, 슬픔은 나를 스쳐가는 법이 없었다. 언제나 나에게 힌트를 주었다. 무엇에 대한 힌트냐면, 세상과 삶에 대한 힌트다. 몰랐지, 세상은 이런 곳이야. 몰랐지, 인생은 이런 거야. 세상이 나에게 주는 것은 오직 크고 작고 깊고 얕은 슬픔 뿐이라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힌트 한 개 보면 힘이 난다. 정답에 가까워지는 힘이다. 힌트가 필요 없어지는 순간은 답에 매우 가까워졌을 때다. 배우고 또 배우고, 세상이 주는 슬픔이 더 이상 슬프지 않을 때까지만 나는 살고 싶다.


어린 아이들은 눈물을 많이 흘린다. 눈물은 한 가지 감정에서만 솟아나지 않는다. 억울함만으로도 아니고, 배신감만으로 나오지 않는다. 눈물은 억울하면서도 이해가 되고, 서러우면서도 속이 시원할 때 나온다. 아이들이 우는 장면을 보면, 그 후로 몇 번이나 떠오른다. 기억에 콕 박힌 듯 하다.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운다.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나와서 그것 때문에 또 운다. 아이가 자라는 모습이다.


기쁨의 눈물도 달리 눈물이 아닐 리 없다. 진심으로 기쁘지만 그 이면에 슬픔이 배어 있을 때, 나는 기쁘게 운다. 그렇게 울었던 밤들은 지금의 내가 눈물을 마음에 가득 채우고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에너지가 되어왔다. 나는 지금 울고 싶다. 내 마음의 그릇에 눈물이 찰랑찰랑 차올라 있다. 그러나 나는 눈물이 나지 않는다. 어른은 눈물로 자라지 않는다. 어른은 웃음으로 자란다. 억지웃음, 즐거운 웃음, 안심하는 웃음.


웃음은 에너지가 된다.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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