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운드
'주간 영화'에서 촬영했던 사진이 있길래 링킹하는 글입니다.
원본 기사의 링크는 여기.
https://maily.so/weeklymovie/posts/2dabe8c4
저 당시 작업중이라 심도있는 대화는 나누지 못했으니, 여기에서라도 썰을 풀어드리자면
옛날 영화들이 더빙 느낌이 강한 것은 2천년대 초반까지의 녹음 환경이라함은 기본적으로 테입 레코더였습니다.
(제가 마지막 릴테입 레코딩 세대입니다 ��)
대충 요런 녀석들로 녹음을 하고, 재생하는 방식이었는데 이 릴테입이란 것은 트랙 수의 한계가 뻔합니다.
16mm 니 24 mm 니하는 물리적 크기가 이미 뻔한 자성체를 지닌 테이프에 기록을 하는 방식이니까 당연하겠죠?
그래서 옛날 영화 촬영 현장에서는
Light! Camera! Action! 과 함께
동시녹음 팀은 릴테입 돌아가는 속도를 영상 프레임과 맞추었다는 의미로 Speed!!! 라고 외쳤습니다.
지금은 메모리카드에 저장하니까 Speed 라고 외치는게 의미가 없지요.
제가 동시녹음뛸 때는 다른 팀원들에게 준비되었다는 의미로
Sound roll (사운드 롤) 혹은 Recorder roll (레코더 롤)이라고 임의로 외치긴 했습니다.
이것마저 귀찮을 때는 "네~", "됐어요~" 정도로...
릴테입도 아닌데 Speed 라고 외치기엔 아무래도 어색해서요 ��
지금이야 하드디스크 레코딩이 기본이다 보니, 트랙 갯수가 무제한이 되었지만
어쩔 수 없는 시대의 물리적 한계를 고스란히 지닌 것이 초창기 유성 영화부터 2천년대 초반까지의 영화라고 보시면 됩니다.
영상에 보여지는 모든 소리 (배우가 움직이는 소리, 배경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 등등) 가 들리지 않을 때에
인간은 당연히 어색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는 뇌에서 시각 정보를 처리할 때 청각 정보가 시각 정보량만큼 따라가지 못할 경우 생기는 어색함입니다.
후시 녹음 (ADR) 기준으로 영화 사운드는 보통 아래와 같이 분류됩니다.
엠비언스(Ambience) – 배경에서 나는 소리 (예: 거리의 소음, 바람 소리, 새소리 등)
폴리(Foley) – 배우들이 움직이면서 내는 소리 (예: 발걸음, 옷 스치는 소리, 문 여닫는 소리 등)
대사(Dialogue) – 배우가 직접 말하는 대사
공간감 (Reverb & EQ) – 대사가 울리는 방식 (실내, 야외에 따라 다름)
그래서 옛날 영화를 보시면 배우 혹은 성우 분들의 대사만 녹음하기에 급급하다보니 엠비언스와 폴리는 없고 야외인데 실내 공간처럼 울리는 소리로 들리거나 하는 경우가 옛날 영화 사운드의 한계였다고 생각합니다.
동시녹음으로 갔으면 자연스럽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한국 영화 산업은 접속, 쉬리 이전과 이후로 나눠집니다.
즉, 접속과 쉬리 작품 이전에는 속된 말로, 싸고 빠르게 대충 여배우 좀 벗고(?)
관객들 눈물 좀 짜내주고 맥락이고 내러티브고 없이 그냥 투자.제작사의 의향에 맞춘 영화 일색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동시녹음을 진행한다는 것은 꽤나 무리가 있는 선택이었기에 후시녹음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과거는 현재의 영화계 후배들에게
"후시녹음 = 더빙 느낌 물씬나는 녹음 방식" 이라는 이상한 색안경을 쓰게 만듭니다.
현재에는 트랙이 무제한이다보니 엠비언스와 폴리는 기본으로 깔고
그 외에 이펙팅도 자유롭고 플러그인도 CPU 가 받아주는 만큼 마음대로 걸 수 있기때문에
동시녹음을 고집해야 하는 그 이유가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제 막 붐대 잡은 사람의 소스를 받느니 후시녹음을 하시는 것이 사운드의 질 자체가 몇십 배 더 좋습니다.
동시녹음 소스가 쓸만해지려면 경험이 풍부한, 그러면서도 소리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동시녹음 기사님을 찾으셔야 하는데
이런 동시녹음 기사님 고용하는 비용이나 후시녹음 비용이나 그게 그거라는 현실적 고민을 해보시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영화는 작가와 연출자가 만들어낸 가상의 내러티브를 소비자가 돈 주고 보는 미디어물이며,
관객들은 그럴싸한 구라를 느끼기 위해 보는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눈과 귀가 높아질 대로 높아진 대중을 만족시키려면 구현가성비보다는 미적 품질의 최대치로 가야 하는데
예산이라는 녀석이 언제나 발목을 잡기 때문에 과감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