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6
오늘 작업해볼 영화는 7분짜리의 단편.
아래와 같이 감독님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먼저, 왜 저런 피드백을 받았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먼저겠죠.
영상을 확인해보니까 씬마다 오디오 소스들의 볼륨들이 들쑥날쑥이었습니다.
아마도 녹음한 그대로 소스들을 노이즈 제거만 하고 렌더링한 느낌이었습니다.
관객들이 사운드적인 어색함을 느끼는 것은 볼륨과 톤 그리고 나와야할 소리가 안 나올 때가 가장 대표적입니다.
각기 다른 촬영 현장에서 들쭉날쭉한 볼륨과 톤으로 녹음이 된 것을 매끄럽게 연결이 되도록 해야하고
영상에서 나오는 배우들이 연기를 하면서 나야될 소리들 (예를 들면, 컵을 내려놓는 소리라든가 자동차가 지나가는 소리라든가 등등) 이 안 나오면 관객들은 "....응???" 하면서 어색함을 느끼게 됩니다.
의아함을 느끼는 것이죠.
이에 대한 것은 아래 영상으로 더 자세하게 확인해보시고,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겠습니다.
https://youtu.be/-bjLVVB6L3I?si=nV4fxuKq7QGW4rTu
보내주신 OMF 를 열어서 소스를 확인해보니까 작게 녹음된 소스들이 동시녹음 소스 (붐마이크로 딴) 이고, 조금 큰 볼륨이 카메라 내장 마이크 소스입니다.
확대해서 보면 이와 같은데, 많은 분들이 여기서부터 깝깝해지기 시작합니다.
어떤 소스를 써야 되는가.
내장 마이크인가. 붐마이크인가부터
'근데 붐마이크는 너무 볼륨이 작은데????', '내장 마이크랑 섞어야 되나???'
당연히 모든 영화 사운드는 붐마이크를 기준으로 움직입니다.
이게 아니면 뭐하러 돈과 시간을 들여가며 동시녹음 기사를 고용하겠습니까
그래서 붐마이크로 녹음한 작게 녹음한 소스들을 먼저 선택해서 이렇게 노멀라이즈로 볼륨을 끌어올리면 그만입니다.
볼륨을 올리면 쉬이이이익~~ 하는 화이트 노이즈 레벨이 높아지는 것을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것은 플레이어든 녹음기든 기기 자체의 게인을 건드릴 때 나는 아날로그 영역의 노이즈 레벨이고,
디지털로 녹음이 끝난 디지털 소스는 이미 0과 1로 녹음된 2진수의 값만 존재할 뿐입니다.
오디오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는 분들을 위해서 아주 쉽게 설명을 드리자면,
디지털 파일로 화이트 노이즈 레벨이 10, 시그널레벨 (대사) 이 40으로 녹음됐다치고,
이것을 노멀라이즈로 +50을 했다 칩시다.
그러면 화이트 노이즈 레벨이 60, 시그널 레벨 (대사) 이 90 의 파일로 된다는 얘기입니다.
이게 바로 디지털의 최대 장점인 불변성되겠습니다.
미국에서 듣던, 한국에서 듣던, 맥OS 로 듣던, 프로툴로 듣던, 큐베이스로 듣던
A 라는 값으로 저장이 된 파일은 설령 우주 밖으로 나가도 A 라는 값으로 존재한다는 얘기입니다.
아날로그는 이와 반대로 듣고 있는 스피커가 무엇이냐, 자성테이프를 몇번 플레이 시켰던 것이냐,
오늘의 온도와 습도가 어떻냐, 어떤 구조를 가진 극장에서 플레이 되느냐처럼 값이 변화무쌍한 영역입니다.
아무튼 극장 상영이 목적이라하셨으니 LUFS 는 -24 에 맞추어줍니다.
누엔도에서는 플레이 되는 시점의 LUFS 값을 이처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노란선이 볼륨이고 빨간선이 -24 LUFS 지점입니다.
즉, 노란선을 빨간 선 아래로 낮추면 된다는 얘기죠.
첫 씬의 대사부분인데, 바다에서 녹음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시끄러운 공간에서 녹음을 따는 것은 정말 초근접 샷이 아니고선, 사실상 쓰지 못하는 소스입니다.
우리가 흔히 보던 바다에서 촬영했으면서 대사는 뚜렷하게 들리는 영상들은 후시녹음 (스튜디오에서 배우들이 다시 모여서 따로 녹음) 이라는 것을 염두해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영화 <헤어질 결심> 의 바다 씬을 보면, 탕웨이의 울음소리라든가
박해일의 숨소리가 파도 소리에 묻히지 않고 명확하게 들리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는데
이게 가능한 것은 당.연.히! 후시녹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좋은 장비를 써서 이렇게 잘 들리는구나~' 라는 접근은 잘못된 접근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후시녹음을 진짜 현장의 소리가 아니라는 이유로 등한시하는 한국영화계의 이상한 전통(?) 같은 것이 한국 영화 사운드의 발전을 막고 있다고 감히 생각합니다.
이미 전세계 모든 나라는 오디오 기술의 발전에 발 맞추어서 영화 업계도 전체 후시 녹음으로 가는 것이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제 개인적인 생각을 좀 길게 늘어놓자면,
대중들은 진짜든 가짜든 후시든 동시든 잘 들리면 되고 뭘로 하든 관심없습니다.
하지만 안 들리면 짜증나고 어색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다면 대중 미디어 예술이라는 영화는 대중을 위해 존재를 하는 것인가.
감독 개인의 작품으로 존재하는 것인가라는 측면에서 볼 때에
저는 전적으로 대중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에 대중 미디어 예술로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파입니다.
대중이 듣기 쉽고 보기 쉽게 만들면서 보고나서도 더 많은 여운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게 마스터피스가 되는 것이며, '한국 영화는 왜 안 들리는가' 의 볼멘소리를 해결할 방법이 시간과 돈까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 한다는 것은 직무유기라고도 생각합니다. (돈과 시간이 없는 경우는 안타까울 뿐....)
다시 작업중인 영화로 돌아와서 중간에 갈매기처럼 생긴 파형이 대사입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노이즈 레벨에 시그널 레벨이 묻힌 상태라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런 소스는 원래라면, 못 쓰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감독님께서는 시간과 자본의 문제로 후시녹음은 안할 생각이라고 하셨습니다. (안타까운 케이스)
그래서 최대한 해볼 수 있는 선까지 해봐야 합니다.
RX 를 이용해서, 노이즈 레벨이 아주 강한 오렌지 빛 이었던 것이 감소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더 들어가면 대사를 먹고 들어가기 때문에 위험해집니다.
적용하면 이렇게 노이즈 레벨에 뒤덮여있던 시그널레벨 (대사) 이 툭 튀어나와있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어떻게 바뀌었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영상을 확인해보시라.
이번 영화도 특이점은 없는 관계로, 언제나 감독님들에게 드리는 말씀으로 끝맺으려 합니다.
믹싱을 맡겼으니까 상업 퀄리티가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원본 소스가 퀄리티의 70%를 차지합니다 !
원본 소스를 뛰어넘으려면 후시 녹음말고는 답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