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먹어도 행복해요

취향4관. 음식

by 나는미미

불타는 금요일 퇴근길, 이번 주도 고생한 나 자신을 위해 맛있는 걸 선물한다. 스트레스 해소에는 매콤한 음식이 제격이지. 그래! 오늘은 닭발과 오돌뼈다! 집에 도착해서 씻고 개운한 상태로 음식을 맞이할 수 있도록 시간을 정확히 계산해서 신중히 메뉴를 담은 후 주문한다. 직장인에게 ‘불금+맛있는 음식’은 놓칠 수 없는 꿀조합이지. 아, 집 가자마자 맥주를 냉동실에 넣어놔야겠다.


음식을 바라보는 관점?이라 할 때, 살기 위해 먹는 자 vs 먹기 위해 사는 자,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굳이 둘 중의 하나를 고르라면 나는 ‘살기 위해 먹는 자’이다. 하루 두 끼면 충분하고 먹는 것보다 차리고 치우는 게 더 귀찮아서 먹지 않는다. 소화력이 약해서 조금만 먹어도 배가 빨리 불러오고, 배가 부르면 숨 쉬는 것도 힘들어서 그 배부른 느낌이 기분이 좋지 않다.


먹는 양이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한 끼 한 끼가 매우 중요하다.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불러서 아무거나 먹고 싶지 않다. 작디작은 나의 위에게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고 싶다. 그래서 그 누구보다 ‘먹기 위해 사는 자’처럼 좋고 맛있는 것을 찾아 헤맨다. 아무거나 먹지 않기 때문에 먹는 것에 쓰는 돈은 아깝지 않다. 음식이든 물건이든 값어치를 한다면 그 비용은 전혀 아깝지 않다. 좋고 맛있는 음식은 비싸지만, 그 값어치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닭발과 오돌뼈는 값어치를 한다. 양 대비 비싼 편이지만 내가 먹기에 양도 나름 적당하고 먹을수록 느껴지는 매콤함은 그간 쌓여왔던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준다. 또 다른 건 초밥 오마카세다. 이거야말로 자주 먹을 수 없지만 값어치는 제대로 한다. 일반 초밥은 밥이 너무 많아서 몇 점만 집어먹어도 배가 쉽게 부르다. 그래서 밥을 조금만 달라고 하거나 조절이 어려울 땐 밥을 덜어내고 먹는다. 맞춤형 초밥이라, 결국 마지막에는 배가 부르지만, 끝까지 모든 음식을 다 맛볼 수 있게 되었다.


먹는 건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위를 일컫는 건 아니다. 특히 쉽게 배부름을 느끼는 나로서는 허기짐을 달래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혼자일 때는 오늘의 나를 칭찬하고 내일의 나를 응원하며, 타인과 함께할 때는 다양한 음식을 맛보고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된다. 맛있는 음식은 혼자 먹어도 함께 먹어도 즐겁고 행복하다.


우리가 일상에서 부딪히는 수많은 힘듦을 잊게 해주는 것은 음식과 함께하는 시간이 아닐까.

‘음식’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 2주 만에 이 글을 완성한 나를 위해 오늘도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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