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텅 빈 손바닥에 찾아온 평온
어둠을 쥐고 있으면
아침이 와도 빛을 만질 수 없고
어제를 꽉 붙들고 있으면
오늘이라는 선물을 풀 수 없습니다.
세상에 태어날 때
무엇 하나 들고 온 것 없는데
살다 보니 어느새
양손 가득 무거운 욕심만 남았습니다
잘 살고 싶어 움켜쥔 것들이
오히려 숨통을 조여올 때
천천히 손가락에 힘을 빼봅니다
툭, 하고 떨어지는 것들
미련, 집착, 이름뿐인 명예들
그것들이 바닥에 닿는 소리가
참으로 경쾌합니다
비로소 텅 빈 나의 손바닥
그제야 서늘한 바람 한 줄기 찾아와
가장 낮은 곳에서 평온을 전합니다
그래, 내려놔야 삽니다
비워야 다시 숨을 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