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우울증에 빠졌다. 이렇게 다른 사람을 짓밟지 않으면 괴롭힘으로 돌아가는 세상이라니.
매일 출근길이 지옥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늘 하던 대로 운동도 꾸준히 했고, 친구들을 만나서 수다도 떨고 스트레스를 풀어보려, 퇴근길 5~6km 정도를 매일 걷기도 했다. 이외에 여러 취미활동을 해봤지만 우울감을 이겨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직장 내 괴롭힘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부정수당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직장 내에 파다하게 퍼졌고, 시보떡까지 하지 않았던 것까지 모두 문제가 되어, '나는 남들과 다르다'는 낙인이 찍였다.
첫 번째 경험한 직장 내 괴롭힘은, 철저한 무시였다.
인사를 해도 받아주지 않았다. 처음 들어왔을 때는 "주임님~ 주임님~" 하며 잘해주던 팀의 동료들도, 이제는 '없는 사람' 취급을 했다. 작은 일에도 큰소리로 화를 내며 나의 행동의 잘못된 을 지적했다. 엘리베이터를 상사와 함께 탔을 뿐인데, 내가 그를 기다리게 했다며 전화로 나의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소리쳤다.
그들은 나와 함께 부정수령을 비슷한 수준으로 할 수 있어야, 그들의 잘못된 행동들도 티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가 동참하지 않았던 행동이 그들에게는 물어뜯어야 할 먹잇감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두 번째 나의 직장 내 괴롭힘은, 외모에 대한 지적이다. 여성스러운 외모와는 거리가 먼 나의 모습은, 누군가의 괴롭힘의 타깃이 되기에 충분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짧은 머리를 하고 바지정장을 입은 나의 모습을 지적했다. 고의적으로 "화장실에서 나올 때 보면 깜짝깜짝 놀란다"라고 말하며 비웃기도 하고, "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남자같이 하고 다니냐?" 라며 다른 직원들 앞에서 외모평가를 하기도 했다.
이곳에서 조차, 성별표현이 다르다는 것이 문제가 되다니.. 내가 하는 일과 치마를 입는 것은 아무것도 상관이 없는 일이었다. 정해진 유니폼도 없고 그저 깔끔한 정장을 입고 오는 것뿐이었는데, 모두가 바지정장을 입었는데, 나만 머리가 짧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비웃음을 사기도, 모욕을 당하기도 했다. 사무실에 출근하면 감도는 차가운 공기는 숨이 막히게 했다. 입사 초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던 일이다. 이 모습 이대로 면접을 봐서 합격까지 했다.
"나는 도대체 누구에게, 무엇을 잘못한 것일까?"
세 번째 괴롭힘은 임용을 둔 겁박이었다.
시보공무원을 해제하고 정규 공무원으로 발령이 될 때 즈음이었다. 12월 중순 갑자기 인사권을 가진 상사가 면담을 요청했다. 그의 팀에 있는 주무관 한 명과 동석해서 면담을 진행한다고 했다. 나는 평소 나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표현하는 사람 중 한 명이었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긴장되는 마음으로 면담에 응했다. 다행히 그들 중 한직원은 한두 번 같이 식사했던 일면식이 있었기 때문에 조금은 안심할 수 있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상사는 면담이 시작되자마자, "너는 이 직에 어울리지 않으니 다른 직을 찾아보는 게 어떻겠냐?"라고 말했다. 왜냐고 이유를 묻자, "다른 직원들이 다 나를 싫어한다"라고 말했다.
나는 "누군가가 나를 싫어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고, 그렇다고 내가 이 직업을 관둬야 되는 이유라고 납득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는 "그럼 임용 안 하면 되겠느냐?" "이렇게 되바라진 직원은 처음 봤다"라는 말까지 서슴없이 하기 시작했다. 조금은 신뢰가 있었던 줄 알았던 다른 주무관은 180도 태도가 바뀌어, 시종일관 그 상사의 편을 들면서 악을 쓰고 소리를 지르며 나의 태도가 건방지다고 화를 냈다.
"왜 그들은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을까?"
나는 그들도 허위수당을 입력하는 당사자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행정시스템은 모두의 결재 안을 볼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었다. 그들은 하루에도 수차례 출장을 다녀온 기록을 빠짐없이 올리고 있었다. 눈앞에서 화장실에 가는 모습이 보이는데도.
나는 이렇게까지 내게 심하게 대할 줄은 몰랐지만, 이제 더 이상은 참을 수 없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 '신고하기'를 결심한 것이다. 더는 이곳에서 나의 몸과 정신을 소모하고 싶지 않았다. 직업을 포기하고서라도 맞서 싸우기를 결심한 것이다. 그렇게 마음을 먹은 것이 내가 공무원이 된 지 5개월째 되던 날이었다.
누군가를 알아줄 거라 생각했다. 공무원 사회에서는 소수자이지만, 세상에서 공무원은 소수자이기에, 공직사회의 부정함이 없어져야 마땅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단 한 명쯤은 있을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