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실에서
가끔 대중 매체를 통해 학교 폭력으로 힘들어하다 극단적인 결정을 한 학생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게 됩니다.
가해학생들에게 왜 친구를 괴롭혔냐고 물으면 다들 비슷한 대답을 합니다.
' 그렇게 힘든지 몰랐다... 그렇게 아픈지 몰랐다....'
제가 학교에서 친구를 놀리거나 때리는 등의 나쁜 행동을 저지른 학생을 만나 얘기를 해봐도 대중매체에서 가해 학생이 한 얘기와 같은 얘기를 합니다.
' 저는 그렇게 심하게 안 했어요. 근데 그렇게 아파하는지 몰랐어요.'
그리고 피해학생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아픔과 슬픔을 표현하지 않아서 그렇다는 얘기도 합니다.
저 또한 중학교 때 뒷자리에 앉은 순진한 친구에게 별명을 지어서 항상 그렇게 불렀습니다.
그 친구가 웃으면서 "야~ 그러지 마. 그렇게 부르지 마."라고 한 달을 얘기했는데 저는 전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똑같이 놀렸습니다.
어느 날 순진한 그 친구가 갑자기 "그렇게 부르지 말라했잖아!!! " 라며 크게 울음을 터뜨려서 주위에 있던 친구들이 저를 원망의 눈빛으로 쏘아본 적이 있습니다.
저 또한 그 친구가 그렇게 힘들어하는 줄 몰랐고, 그저 같이 장난치고 좋으면서 그러는구나 착각했었습니다.
그리고 크게 반성하고 다시 그러지 않았습니다.
어떤 좋지 않은 사건 사고를 경험하면 피해를 받은 사람은 생생하게 기억하고 고통스러워합니다.
하지만 나쁜 행동을 저지른 사람은 피해자만큼의 기억도 고통도 없습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너무나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괴롭힘의 시작은 다른 친구들과 집단을 이루어 그 친구를 무시하는 일, 즉 작은 왕따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이 3명만 모여도 2명이 마음이 잘 맞으면 1명은 자연스럽게 소외감을 느끼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또 이런 아픈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안전망 안에서 학생들이 직접적인 경험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가장 원초적이고 오랜 학습 효과를 주는 것이 직접경험이지 않을까 해서요.
예를 들면 반에서 매일 1명씩 흰색조끼를 입게 하고 그 친구에게 하루동안 아무도 대화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나'라는 사람이 투명인간 취급을 받는 느낌, 왕따를 당하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모든 학생이 체험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흰 조끼를 입은 학생은 앞으로 누군가에게 이런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조심하지 않을까,
혹시나 발생할 왕따문제로 힘들어하는 학생이 있다면 제대로 공감해 줄주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런데 확실한 것은 이것이 학생들 세계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 사회, 아니 어쩌면 사람이 모인 곳이면
어디든 존재하는 불편한 진실이라 상담실에 앉아
이런저런 고민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