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 이유서와 나의 첫번째 답변
나의 아버지는 내가 9살때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그때부터 엄마는 생활전선에
뛰어들게 되었고
나와 남동생 아들 둘을 홀로 키워오셨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는
집안 형편이 괜찮았던 기억이다
사망 보험금도 꽤 있었나보다
아버지의 사망보험금은
엄마가 이모네 사업장에서 일을 하면서
사업자금으로
자연스레? 반강제적으로?
흘러들어갔던 것 같다
여느 드라마처럼
이모네 사업은 실패를 하게 되고
우리집 경제 또한 함께 무너졌다
중학생 때 작은 평수의 집으로 옮겨야 했고
고등학생 때부터 한달에 한번
엄마의 카드 돌려막기를 도와야 했다
대학생 때는
결국 원룸으로 이사를 하게 되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
내 운명은 왜 그럴까
홀로 눈물을 흘린 날도 많았지만
반대로 꿈을 키운 계기가 되었다
군 제대후 복학을 하기 전
수개월 아르바이트를 하며
몇 학기 등록금 수준의 돈을 벌었다
돈을 벌지만 내가 쓰는 부분은 거의 없었고
고스란히 엄마를 드렸다
아깝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대학을 다니면서도
한학기를 제외하고 장학금을 받았기 때문에
집에 경제적 부담을 안기진 않았다
대학 졸업 후 1년의 취준 기간이 있었지만
알바를 하면서 내 생활비는 내가 벌었다
결국 내가 원하던 회사에 입사를 했고
나름 복지가 괜찮은 기업이어서
입사하자마자 회사돈을 빌려 아파트 전세계약을 하고
그와 별개로 큰 돈을 대출받았다
그 돈 역시
내가 필요한 돈은 아니었다
고스란히 엄마의 빚을 갚아드렸다
월급도 물론 내 지분이 크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연애를 시작했다
말로는
너도 집에만 있지 말고 여자도 만나고 그래
주말마다 왜 집에 있니
닥달을 하셨지만
막상 연애를 시작하고 결혼을 할 것 같으니
분위기가 달라졌다
결혼 전부터 이런 저런 테스트가 들어갔고
술을 드시면 당시엔 여친이었음에도
전화를 걸어 불편한 이야기들을 장시간 하셨다
하루는 여친을 불러
우리집에 빚이 이만큼 있는데
그래도 시집을 올거냐며
헤어짐을 간접적으로 강요한 일도 있었다
여친이 내 상황을 몰랐던 건 아니지만
엄마의 태도에 헤어짐을 맘먹고
내 연락을 피했다
일주일이 지났을까
여친 어머님(현 장모님)께서
나를 따로 불러
딸이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
자네의 생각과 의지를 알고 싶다
몇가지를 묻고 내 대답을 들으신 후에
딸을 다시 만나달라고 하셨다
그렇게 우리는 결혼을 했고
나는 엄마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했다
하지만 부양을 놓을 순 없었다
결혼시작부터 아무대가 없는
용돈을 드리기 시작했다
우리집에만 드릴 수 없어
양가에 다 드리기 했다
하지만,
처가에서는 어느순간부터 거절하셔서
우리집에만 용돈을 드렸다
그렇게 15년을 넘게
매월 용돈을 드려왔다
언제부터인가는
동생은 얼마를 주고 있다며
금액도 올려드렸다
그런데
용돈을 한달 끊었다고
부양료 심판 청구를 한 것이다.
<청구취지>
1. 사망시까지 매월 50만원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상대방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원인>
1. 청구인은 경제적 능력이 없다.
2. 상대방(나) 및 상대방 배우자(아내)와의 갈등 심화로 인한 존속상해
3. 상대방(나)에 대한 금전적 지원
4. 상대방(나)의 경제적 능력
5. 상대방(나)의 부양 의무
구구절절이도 쓰여 있다
여전히 빠지지 않는 폭행 사건 당시의 사진
그리고 내가 엄마를 고소(?) 했다는 내용
등등
법을 잘 모르는 나도
청구원인이 이게 맞나 싶다
내 주변엔 안타깝게도 법조인이 없다
건너 건너는 동창중에 변호사가 있다고 했는데
일단 내가 믿을 건 네이버밖에 없다
네이버가 알려준다
청구취지에 대한 답변서를 일단 짧게라도 적어서 제출해라
자세한 내용은 추후 제출한다고 하면 된다
그래서
라는 짧은 답변서를 제출했더니
'보정권고'라는 것이 통지되었다
물론 법원 담당자분께서 미리 연락이 왔다
"시간이 없으시죠?" 라면서
송달내용처럼 14일 이내 답변서를 다시 제출해달라고 하셨다
갑자기 급해지기 시작했다
뭐라고 어떻게 쓴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