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법원에 다녀왔습니다

이혼은 아닙니다

by Always

아내에겐 당분간 말하지 않기로 했다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지

가끔 물어왔지만

나는 사실대로 이야기해줄 수 없었다


피해자보호명령 심문일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것까지 신경쓰게 하고 싶진 않았다

조용히 항고장을 제출했다


얼마 후 아내와 법원을 방문했다

피해자보호명령 심문일이다

미리 예상질문과 답변을 연습하고

법정앞에 도착했다


지역이 다르긴 하지만

그것도 경험이라고

법정 앞에서 대기하는 일이

낯설지가 않았다

덕분에 아내의 긴장감을 조금은 덜어내줬다


그간 안보이던

재판 순서 화면도 보인다

참 사건이 많다


어떤 두 사람은

한 사건에서는 원고와 피고

한 사건에서는 피고와 원고

쌍방으로 소를 제기한 모양이다

다들 어떤 사연들을 갖고 있을까


'우리 가정만 이런건 아니겠지'


법원 직원분이

아내 이름을 호출했고

나는 애써 웃으며


"긴장하지 말고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와"


아내는 십여분 만에 나왔다

판사님은 여자분이셨다고 한다

드라마에서 흔히 보이는

표독스러운 시어머니상


판사님께서 이것 저것 물어보시더니

마지막에 한마디 하셨단다


"40만원이 그렇게 아까워요?"


이런..

판사님께서 부양료 심판청구 결과를 알고 계셨나보다

내가 항고를 제기한 것에 대한

코멘트였던 것 같다


40만원이 아까운게 아닌데


자초지종을 모르는 아내는

부양료 심판청구 결과가 그렇게 나오는 거 아니냐며

역시 시어머니 나이대 판사님이라

그 세대의 입장에서 이야기하시는 것 같다며

오래 물고 늘어지진 않았다


다만, 피해자보호명령 청구의 결과가

혹시나 좋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만 했다


결과는 4일만에 나왔다

6개월 보호조치 명령


마음의 안전장치가 생겼다

며칠 후 아내에게 부양료 심판 결과와

항고장을 내겠다는 뒤늦은 계획을 말해줬다


아내는 바로 만류했다

그만 스트레스 받으라고

그정도 했으면 된 것 같다고

당분간은 마음만이라도 편하게 지내자고


아내의 권유를 듣고

바로 항고를 취하했다


6개월은 마음 편히 지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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