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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 am as I am Oct 07. 2023

초보 창업가의 미팅 일지 : 나를 알아가는 진화 과정

나는 어떤 사업을 하고 싶은 사람인가

성균관대 수원 캠퍼스

성균관대 서울 캠퍼스는 들어가 본적 있는데, 수원 캠퍼스는 처음 오게 되었다. 서울 캠퍼스보다 수원 캠퍼스가 더 넓고 한적한 느낌도 들었고 자연과학, 공과 중심의 캠퍼스이다 보니 왠지 모르게 더 공대생 스러운 느낌이 어디선가 풀풀 풍겨져 나오는듯 했다. 교수님께서 캠퍼스내 이곳 저곳에 흩어져 있는 연구실을 설명해 주시면서 투어해 주셔서 4개 건물은 들어가 보니 학생들이 방방 곳곳에서 봐도 뭐가 뭔지 잘 모르겠는 복잡한 기계들을 가지고 실험을 하고 있었다. 촬영을 해도 된다고 하셔서 살짝 촬영을 해보았다. 캠퍼스내에 Gym 이 4개 인가 있다고 하셨다. 학생들의 건강까지 생각하는 좋은 학교네 싶었다. 성균관 대학교 교수님과 외부 협회 측과 함께 개발한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기로 했고 이를 위해서 첫 미팅 자리를 가지게 되었다. 다큐멘터리 및 굵직한 방송 프로그램의 작가 경력을 갖고 계신 배터랑 방송 작가분과 플레이어와 함께 방문을 한 것이다. 사업을 하게 되니 직장생활을 할 때에는 접하지 못했던 분야나 만나뵙기 어려운 분들까지도 알게 되고, 이러한 만남과 협업을 통해서 각자가 지닌 전문분야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경험의 기회가 더욱 다양하게 확장되는 것 같아서 신기하고 특별한 감정이 들었다. 첫 미팅을 통해서 다큐멘터리를 기획함에 있어서 필요한 기본적인 정보들을 수집하고 어떤 관점에서 어떤 포인트를 강조할지에 대한 논의를 하였다. 기대가 되는 프로젝트의 첫 시작이다.



홍대 무신사 테라스

몇 번째 방문인지 이제는 셀 수도 없는 것 같다. 점점 더 행사 일자가 다가 오고 있는데 수정사항들이 계속 발생을 하고 있다. 미팅을 하고 의견을 주고 받으면서 사업을 통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더욱 정확하게 알아가는 과정 같다. 직장생활도 인하우스에서 광고주로 계속 있었기도 했지만, 나의 선택은 늘 광고주 였다. 대행사를 한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사회 생활 초년생때 아주 짧게 4개월? 정도 경험을 했었는데 그 당시에 내가 느꼈던 것은 내가 선호하는 일의 방식이나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재미있고 성취감이 큰 지를 크게 깨달았었는데, 좀 더 주도적으로 프로젝트의 앞단 부터 끝까지 전략적으로 단기, 중장기적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 일에 대한 더 큰 동기와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판단이 선 이후로는 계속 광고주 포지션이 아니면 아예 헤드헌터의 제안을 거절하였다. 무조건 광고주가 좋다라고 할 수는 없다. 사람마다 가진 장점이 다르고, 어떤 목적으로 커리어를 쌓는냐, 어떤 커리어 패스를 장기적으로 만들어 갈지,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일을 할 때 어떤 포지션에서 주요하게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인지, 어떤 업무에서 동기를 얻는지 등등 각자의 기준과 처해진 환경, 가치관에 따라서 누구에게는 대행사가 잘 맞을 수도 있고 어떤 누구에게는 광고주가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팀원들 중에 무조건적으로 광고주를 선호하는 친구들에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아는 것!" 그것부터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을 해왔다. 외부의 시선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각자 개개인이 가진 소양이나 성향에 맞게 더 나은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홍대 무신사 테라스 프로젝트는 이러한 여러 관점에서 보았을 때, 사업의 초기 단계에서 나에게 다시금 사회 초년생때 했었던 질문을 나 스스로에게 하게 되는 프로젝트인 것 같다. 어쩌면 감사한 일이다. 초기 단계에서 앞으로 내가 하고 싶고 하고자 하는 사업의 방향성을 더욱 굳건하게 해 줄 수 있는 일이니 말이다. 또한, 내가 하는 다른 일들의 소중함도 더욱 커지게 되는 것 같다.



잠원 한강공원

미팅 그리고 미팅을 하고 캐쥬얼한 미팅을 하러 잠원 한강공원으로 갔다. 플레이어와 전 회사 동료를 만나서 그간 지내왔던 소식들을 주고 받았다. 여전히 전 회사는 비슷비슷한 고충이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인으로서 자신을 잘 포지셔닝하고 평가 시스템 안에서 고평가와 승진, 연봉인상 등등 주관적인 한 개인의 피드백에 어느 날은 기분이 좋았다가 어느 날은 상처 받는 하루를 보내기도 하는 것 같았다. 사업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이후로는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과의 대화 주제가 나의 일상과는 괴리감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 것 같다. 친구들끼리도 대학교 졸업하고 이후에 각자가 선택한 삶이 실무인지 학계인지에 따라 길이 나눠지게 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부터는 학창시절의 친구들보다 직장 동료들과 나누는 시간과 대화의 양이 많아지면서 학창시절 친구들과 연락이 뜸해지고, 결혼을 하는 친구들과 미혼인 싱글 친구들과 나뉘게 되고, 결혼한 친구들 중에서도 육아를 시작한 친구와 딩크족들이 나뉘게 되는 식으로 계속 우리는 라이프스타일과 추구하는 삶의 방식에 따라서 대화 주제가 달라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전 관계들이 정리되고 새로운 관계들이 형성되는 방식으로 관계를 계속 변화하고 진화해 간다. 직장생활에서 겪는 수많은 사건들과 관계들 속에서 튀어 나오는 대화 주제들이 예전만큼 흥미롭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도 이제는 어느 정도 사업가로서의 마인드셋이나 라이프스타일이 전환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 모든 변화의 과정들이 특이하거나 유별남 없이 자연스러운 과정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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