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 am as I am Oct 06. 2023

상상의 시각화

흰 도화지 위에 아무거나 취미로 그려요.


Heaven & Haven

천국 & 안식처

1) 정원이 있고, 2) 텃밭도 있고, 3) 돌이 있고, 4) 강아지 집이 있고, 5) 강아지가 목줄 없이 마음껏 뛰놀 수 있고, 6) 사각형의 심플한 외관, 7) 갈색 벽돌과 시멘트 외장, 8) 햇빛이 들어오는 넓은 통창, 9) 루프탑이 있고, 10) 초록 산 뷰가 있는. 나-중에(언젠가는?) 복잡 복잡한 서울 시내보다는 서울 근교 외곽 어딘가의 전원주택에서 고요하고 평온하게 치열한 경쟁과 물질적 욕심 없이 소박하게 살고 싶다. 디지털 노매드의 삶을 영위하며, 일이나 미팅을 위해 서울에 다녀오는 것이 번거롭지 않은 정도의 지역에서. 언제 어디가 될지 모르겠지만~ 꿈꾸는 Heaven 천국 & Haven 안식처를 그려 보았다. I hope for a SIMPLE and CALM life~!!



Breeze

산들산들 바람

연필의 샤샥샤샥 소리를 들으면서 어떤 의도도 없이 무작위로 선을 그었다. 스케치북 한 면을 가득 채우고 나니 연필의 강약에 따라 옅거나 짙은 선들이 주는 리듬이 경쾌하게 느껴졌다. 이 아이에게 어떤 제목을 붙여줄까 고민을 하면서 Bossa Nova(보사노바 : 새로운 경향) 음악을 듣다 보니, 이 무작위로 상하, 좌우, 대각선으로 채워진 선들이 '바람' 한결 한결처럼 보였고, 선들의 규칙적이면서도(같은 방향의 선들끼리), 불규칙한(다른 방향의 선들끼리) 복합적인 리듬은 바람 중에서도 "산들산들 바람 Breeze" 이 아닐까? "산들산들 바람" 이름을 붙이고 나니 고작 연필로 채운 선들의 한 장일뿐이었는데, 고정된 선들에 산들산들 생명력이 생겨나고 의미 없던 한 장에 애착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름을 붙인 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 사람이나 제품 또는 작품이 '이름'을 가진 다는 것은 사랑스러운 과정이구나.



Red, Blue, Green

빨강, 파랑, 초록

매일매일 마주하고 있다. 하루라는 시간 중에 일몰의 때가 오면 해와 구름, 산을 더 유심히 관찰하게 된다. 대낮 동안 각자의 몫을 다 해내고, 인간은 가닿을 수 없는 집으로 간다. 유아기 때 흰 도화지 위에 크레파스나 색연필로 누구나 한번쯤 그려 봤을 법한 해와 구름과 산을 순수한 동심의 마음으로 그려본다. 어렸을 때나, 어른이 되어도 해는 저렇게, 구름은 저렇게, 산은 저렇게 그리는구나. 어렸을 때 배운 것이 무섭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 옛날 속담이 틀린 게 없다. 상상력은 경험의 경계를 넘어서는 것인데, 경험이 다양하지 못하면 그 경계를 넘어서는 것이 엔간히 되지를 않는다.


짬짬이 닥치는 대로 스케치북이 손에 잡히면, 아무것이나 그려 본다. 큰 의도나, 목적도, 결과에 대한 기대 없이 무의식의 무형의 상상들이 어떻게 펼쳐질지 나도, 내 손조차 한 치 앞도 모르게 채워 나간다.

작가의 이전글 어쩌면 세상은 가장 큰 공장일지 몰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