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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RA Sep 07. 2015

홀로서기

다들 그렇게 자라나는 걸까

한 배가 선착장에 내렸다. 그 배는 이제 모험을 시작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모두가 모험을 떠나는 이유는 단 한 가지 '행복한 삶'이라는 종착점에 도달하기 위해서이다. 선착장에 내린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모험을 준비했다. 배를 타고 오는 과정은 똑같을 지 모르나, 그 이후부터는 혼자 해결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어제의 친구였던 자가 오늘의 적이 되어버렸고 서로의 눈치만을 보고 있다. 어느 새부터 우리는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려  하기보다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 자기방어에만 열중해 있었다. 살아 남기 위해서. 스스로 나를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이 더욱더 자신들을 무겁게 만들어 갔다.


학교에는 떠드는 아이, 공부 잘 하는 아이, 주위가 산만한 아이, 그림 그리는 아이 등 모두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 아이들이 대학에 갈 시기가 되었다.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도 있었고, 대학이 아닌 다른 길을 택한 친구들도 있었다.


각 자의 일이 다르다 보니 점점 마주 칠 일도, 연락을 하게 되는 것도 서서히 멀어져 갔다. 단지 네가 바쁜 것 같아 연락하기 힘들었다는 쓸데없는 핑계거리가 하나 씩 늘어났다. 나와 너의 격차도 늘어났고, 그 거리를 좁히는 것이 귀찮아졌다.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면서 감정을 다스리는 일에 대해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선 것 같다. 그 덕분에 난 혼자가 편해졌고. 익숙해져 버렸다. 모두가 나를 챙길 수 없고, 나도 모두를 챙길 수 없으니까. 그냥 조용히 지나가길 바랄 뿐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 한데 달라지는 건 없었다.


누구나 고민들을 가지고 있다. 쉽게 남들에게 털어놓지 못 할 고민들을. 마치 눈을 감고 걸어가는 사람들 사이에 혼자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 보는 사람 같은 기분이다. 왠지 모를 텅 빈 공허함을 느끼게 된다. 너도, 나처럼 머리가 아플 땐 이런 마음을 느끼고 있겠지.


세상 앞에 첫 발을 내딛을 때,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할 때.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몇 가지의 상황들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럴 때 일수록 자기방어에 힘을 쓰게 된다. '혼자'라는 것 때문에 씁쓸한 감정 보다,  '외로움'이라는 이 세 글자에  더욱더 씁쓸함을 맛보게 된다.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는 사람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내가  손쓸 새도 없이 빠르게 흘러간다. 그래서 가끔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혼자 있을 때의 대부분은 '힘겨움을 느끼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홀로서기를 하는 시간들은 온전히 나를 위해 집중하라는 말 같기도 하다. 사실 내가 이 만큼 멍하니 하는 것도 없이 나에 대해 생각하고, 뭘 하고 살지 곰곰이 느끼는 시간. 나 뿐만 아니라 모두가 이런 시기를 한번 쯤은 겪는다. 대신 누구는 빠르게 혹은 느리게 가는 그 차이일 뿐. 사람마다 가는 시간의 차이는 다 다르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내가 어른이 되어가고 싶은  것처럼 그들도 나처럼 힘겨울 때가 있었겠지. 어떻게 버텨야 하는 걸까, 대단하네. 가끔 욕하고 싶은 마음들도 사람들은 온전히 묶어 버리는 것 같다. 심장이 다 무너져 내릴 만큼.


이 시기를 지나면 나는 어떤 어른이 되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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