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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RA Sep 07. 2015

비현실로의 여정

현실에서 경험하지 느끼지 못하는 감정들

바쁜 일상에 치이다 보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멍하니 하게 된다. 그럴 때면 "아, 내가 지금 이럴 때인가"라는 생각이 들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곤 한다. 이렇듯 여행은 쉽게 섣불리 떠나기엔 어려움이 많이 따른다. 여행을 가기 위해 목돈을 마련해야 하고, 마련한다고 한들 일정이 쉽게 허락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여행을 '비현실로의 여정'이라고 정의한다. 현실에서 해야 할 일들이 이만큼이나 쌓여져 있지만, 여행을 떠난  순간부터는 현실과는 동 떨어진 자유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으니까.


여행을 떠나게 되면 유독 차가운 느낌 보다 색이 따뜻한 느낌을  찾아다니게 되는 것 같다. 일상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게 아닐까. 문뜩 햇살 좋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내가 이렇게 하늘을 자주 본 적이 있었나 싶다. 일상 속에서 매번 땅만 보고 걸었던 것도 아닌데, 들뜬 마음 때문인지 솜사탕처럼 보이기도 하고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어린아이로 돌아간 것 마냥 즐겁다.



나 홀로 여행

뭐든 내가 기준이다. 혼자서 보고 싶은 대로, 하고 싶은 일정대로 움직일 수 있어서 너무 좋다. 누군가와 함께하지 못해서 아쉽다는 마음이 들겠지만 나름대로 괜찮다. 조용히 나만의 시간이 필요한 자에게는 매번 똑같은 집 보다 어디론가 떠나는 것이 도움이 될 때가 있으니까. 하늘과 동시에 덩달아 미소를 지으며 걷게 된다.


누군가와 함께 떠나는 여행

가장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시간인  듯하다. 행선지를 정하고 음식 하나를 선택하는 것 까지. 인원이  많아질수록 생기는 불편함에 혼자 오고 싶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런 곳을 언제 함께 와 보겠냐는 생각도 동시에 든다. 같이 있을수록 뭔가 많이 하지 않아도 그 기분 그대로가 좋다. 아이들을 챙기는 부모의 따뜻한  마음씨처럼.


평소 내 시야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냥  '바다'일뿐인데도, 물 소리가 좋고 뛰 놀고 싶은 마음에 신발을 벗고 맨발로 뛰어다니기도 한다. 현실에서 떠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 간의 스트레스는 생각 나지 않는 듯 해맑은 미소를 짓는다. 사진을 찍으며 아름다움을 담고, 탁 트인 자연을 볼 때 비로소 현실에서 벗어난 자유로움을 만끽한다. 바람에 날려 머리가 헝클어져도 시원하다고 느끼지 전혀 일정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돌발상황이 벌어졌을 때 현실에서의 나는 당황한다. 비현실에서도 마찬가지이긴 하나, 나는 보다 쉬운 결정을 내리게 된다. 기차가 늦으면 어때, 좀 더 기다리면 되는 거지. 어디 들어가서 좀 쉬어야겠다! 라며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조금의 실수가 있더라도 모두가 끈기 있는 사람으로 변한다. "괜찮다"라며 다독인다.


때때론 일상의 변화를 가져 올 수도 있다. 평소 관심 있던 곳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과의 대화가 쾌쾌한 공기를 산뜻한 공기처럼 바꾸기도 하고. 전과 달리 세상이 시야가 넓어진 자신을 마주 하게 되니까. 그 여정을 통해 조금씩 삶의 변화를 줄 아이디어를 발견하게 될 지도 모른다.


앞서 얘기했던 감정들이 모든 여행에 해당되지는 않을 테지만, 대부분은 느긋하게 변하는 듯하다. 삶에 너무 지쳐 버렸다면 가끔은 달달한 공기를  맛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뭔가를 하고 있지만, 사실 티는 잘 안 난다. 필요에 의한 소비도 좋지만, 나를 위한 소비도 그 만큼이나 중요하다.


현실에서의 불안함을 비현실로의 여정을 통해 털어내면 한결 가벼워진 듯한 기분이 든다. 다시 또 똑같은 고민으로 반복하겠지만, 나는 그 여정을 통해 얻은 것들이 있으니까. 이제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달콤한 공기를 떠올리며 나의 시간들을 쌓아 올려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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