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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normal
'닥터나우'라는 어플을 설치해 본 적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코로나에 감염된 경험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만든 new normal 사회에서는 의료환경도 크게 달라졌다.
예전에는 '왕진'이라는 문화가 있었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의사가 직접 찾아가 진료하는 것이다. 의료인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전국 방방곡곡에 의원이 생기면서 크게 줄었다. 아직도 구청이나 보건소같은 공공기관에서 복지 개념으로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어르신들을 체크하기도 하지만 전통적 의미의 왕진은 사실상 사라진 지 오래이다.
사라졌던 그 왕진이 코로나를 맞아 되살아났다.
의사가 스마트폰 어플로 들어가 바깥출입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환자들을 찾아가는 것이다. 의사와의 통화로 환자의 증상을 설명한 후 약을 배송받는 형태로 2020년대에 맞게 진화되었다. 아직까지는 한시적 방침이지만 이미 보편화된 것을 감안하면 코로나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비대면 진료에서는 의사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다
의사와 환자가 직접 만나지 않고 진료하는 형태를 비대면 진료 혹은 원격진료라고 한다. 정부는 원격진료를 넓히고 싶어서, 의료계는 원격진료를 막고 싶어서 오랜 기간 신경전을 벌여 왔는데 코로나로 인해 확 무너진 모양새다.
앞서 말한 닥터나우 어플에 들어가 보면 코로나 이외에도 피부, 소화불량, 당뇨관리 등 시술 없이 처방만으로도 치료 가능한 많은 분야의 진료가 가능한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한의학 진료도 가능하다.
바쁜 세상이다. 환자들 입장에서는 의사를 쉽게 만날 수 있는데 왜 반대할까? 싶을 수 있겠다. 의료계 일부에서는 대학병원 쏠림현상을 우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선 한의사의 관점에서는, 보통 환자들이 침 치료를 위해 한의원에 내원한다는 점에서 절대적인 비중은 아니다. 침 치료가 한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부담이 적은-영구적인 흔적을 남길 일이 없다는 의미에서-시술이라는 것은 명백한 장점이다.
한의사가 원격진료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오진의 가능성일 것이다. 환자가 아무리 최선을 다해 설명한다 해도 자기 입장에서 한 번 편집된 정보이고, 진료실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검사들도 불가능하니 불확실한 건 어쩔 수 없다. 오진하고 싶은 의사는 그 누구도 없다. 가까운 미래에 데이터 문제로 화면 딜레이 되는 일 없이 고화질 영상통화가 된다면 모를까.
어쨌든 아직까지는 어플로 간단한 문진표를 적어 보내면 의사가 추가 질문하여 완성하는 방식의 전화진료가 최신 방식이다. 그나마도 빠른 진료를 원하면 직접 내원하라고 미리 안내받는.
한의원과 비대면 진료
한의원은 어떤 환자들에게 비대면 진료를 시행할까? 어플의 한의학 치료 섹션을 보니, 비만 환자 이외에 아직 한의학 원격치료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 듯하다. 한의원은 침 치료가 가장 기본이 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고.
하지만 비대면 진료라는 명칭이 새롭게 붙은 것뿐 사실 치료에 대한 간단한 전화상담은 예전부터 있어 왔다.
한약을 먹으면서 나타나는 몸 상태에 대한 궁금증이나 침 맞고 언제부터 샤워해도 되는지에 대한 질문도 있다. 한약 몇 달치를 한 번에 결제하고 갔는데 내원하기 힘들면 몸에 문제가 없다는 전제 하에 추가 약 상담을 하기도 한다.
90% 이상이 재진 환자에 집중돼 있'었'다. 지금까지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면서 내원하지 않은 초진 환자에게도 한약을 처방하는 것이 한시적으로 가능해졌다.
코로나 관련 정책은 유동성이 아주 심하니 언제 바뀔지는 알 수 없으나 현재로서는 그렇고, 플랫폼이 생긴 이상 앞으로 새로운 문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자동차 보험 진료는 지금도 예외이며 내원 치료만을 원칙으로 한다)
그렇다면 대비해야 한다. 꼭 모두가 플랫폼에 들어갈 필요는 없겠으나 환자가 원할 때 new normal에 맞추어 응대할 준비는 되어 있어야 한다.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