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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이안 Jul 31. 2022

대면상담 - 05 마무리 멘트

EXIT전략 세우기




 진료 마무리는 당연히 의사가

신참 한의사일 때 어색하게 마가 떠 본 적 많은 경험자로서 적당한 마무리 멘트를 꼭 정해두기를 추천한다.

우선 근무하는 한의원 프로세스에 맞추면서 자기만의 멘트를 다듬어 나가도록 하자.

피부, 다이어트 등 분야가 딱 정해져 있고 여러 회차의 치료를 패키지로 묶는 곳은 실장님과 마무리 상담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으니 그쪽으로 인계한다.

일반적인 동네 한의원은 상담 끝난 환자를 어떻게 안내할지 원장이 직원들에게 직접 전달해야 한다. 그래서 치료방향을 어느 정도 환자와 정한 다음 보내야 한다.

중요한 곳은 역시 일반 한의원이다. '밖에서 실장님이 자세히 설명해주실 거예요'하고 끝낼 수 없어서이다. 특히 한약 환자는 비용 안내까지는 아니라도 대략적 치료 스케줄을 잡아두어야 한다.




한약 환자 치료계획 세우기

1. 어떤 형태의 한약일지

- 탕약: 흔히 아는 비닐팩에 담긴 한약

- 환약: 조그맣고 동글동글한 알약

- 보험 한약: 시럽제, 가루약 등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약

- 미복용: 다른 치료로 증상 호전되지 않으면 다시 상담


2. 녹용/치료 한약 중 어떻게 할지


3. 얼마나 먹을지

- 15일/1달/3개월


여기까지 이야기가 되지 않으면 데스크에서 진료실로 세부 내용을 확인하면서 진료비를 받아야 하니 업무 처리가 늘어진다. 상담하는 전담직원이 없는 한 데스크에서는 마지막으로 비용 안내만 하는 것이 깔끔하다.




침, 추나 등 보험 치료 환자

침, 부항치료는 모든 내원 환자가 받는 치료이니 진료실에서 따로 비용 안내를 하지 않는다. 환자가 먼저 묻는 경우는 당연히 대답해 준다. 보통 실비보험 관련된 질문인데 한약이 아닌 일반적 한의원 치료는 거의 적용받을 수 있다. 다만 보험사마다 약관에 미세한 차이가 있으니, 담당자에게 문의해 볼 것을 안내해야 한다.

의사가 따로 권하는 경우(추나치료나 약침치료)는 치료계획에 대해 설명하면서 가볍게 안내한다.




PLAN A를 제시하라

치료계획을 설명할 때 가장 좋은 방법 하나를 콕 집어서 말해야 한다.

환자는 자기 문제에 대한 주관식 해답을 들으러 온 것이다. 그래서 의사가 제시한 답에 대한 반응은 yes or no로만 나오게 말해야 하고, 객관식 답안지처럼 여러 선택지를 주어서는 안 된다.

너무 강요하는 느낌이 들지 않게 말투는 '어떻게 하시겠어요?' 혹은 '저희가 오늘 어떻게 도와드릴까요?'하고 묻는 것이 좋지만 제시하는 방법은 처음부터 한쪽이어야 한다.


베스트 해답을 환자가 거절한다면? 그때는 복수정답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의 해답을 제시하듯 접근하는 것이 좋다.




침 치료 마무리 멘트

다 됐습니다, 라거나 15분간 침 맞을게요 같은 여러 멘트가 있겠지만

"욱신거리거나 계속 아픈 침 자리 있으세요?"

하고 묻기를 추천한다.

침은 피부를 뚫기 때문에 처음 톡 쳐서 들어갈 때 아픈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일정한 깊이로 침이 놓인 뒤에도 계속 아프다면 근육이 자극받아 침을 물고 있는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침 맞는 중에도 아프고, 뽑고 나서도 십여 분간 같은 부위에 힘을 주고 있었던 것이라 통증이 오히려 심해질 수 있다.

맞을 때 따끔했고 점차 괜찮아지는 중이라면 그대로 두어도 된다. 하지만 자극이 이어진다면 침을 살짝 뽑거나, 그래도 아프면 아예 뽑는 것이 좋다.


 '계속 아픈 곳 있으세요?' 하면 환자들은 보통 오늘 아픈 위치가 어디인지 다시 묻는 줄 알고 목, 허리 같은 통증 부위를 말하게 된다. 의사가 묻는 목적은 침이 들어간 이후 찌릿찌릿하거나 워낙 아프게 맞은 위치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니 '침 자리'를 강조한다.




진료, 그다음


3일 뒤 해피콜이 1달 뒤 컴플레인을 막는다.




환자에게 먼저 전화를 걸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요즘은 메신저 대화가 더 익숙한 시대라서 잘 받아 주지도 않는다.

무엇보다 의사가 환자에게 먼저 전화를 거는 것은 지난 진료에 대한 평가이거나, 환자에게 제공한 서비스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피드백이기 때문에 조금씩은 주저될 수밖에 없다.


나는 친구 사이에도 전화보다 메시지가 편안한 사람이라 전화를 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하지만 메신저는 실시간 답변을 듣기 어렵고 일일이 타이핑해 알리기 어려운 자잘한 내용들도 많이 있다.


의사가 직접 전화를 걸었을 때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두 가지가 있다.

1. 큰 컴플레인은 보통 자잘한 중간단계 체크가 없었을 때, 환자가 두 번 세 번 참다가 터진다. 그러니 전화로 중간 체크를 하면서 환자의 불편도 막고 컴플레인도 막을 수 있다.

2. 사실 일반적인 치료로는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 당연하며 환자의 몸은 좋아진다. 본인의 치료가 환자에게 잘 들었음을 직접 확인하며 치료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초진 환자들에게 루틴하게 전화를 거는 곳도 있다. 내가 일하던 한 곳의 방침이었는데 당시 매일 쌓인 전화 리스트를 살피며 '귀찮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지금은 그 감정이 귀찮음이 아니라 두려움이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전화를 거듭하여 확인할수록 본인의 치료에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제대로 치료했다면 당연하겠죠?)

며칠 뒤 전화드리겠다고 언급을 미리 해 두는 것이 좋다. 아닌 경우 그대로 스팸전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해피콜 기준

1. 일반 치료 환자: 진료 당시 의사의 '찝찝함'을 기준으로 한다. 침 맞을 때 유독 아파했거나, 금속 알러지가 있다고 밝히는 등 치료 당시 특이반응이 있었던 환자. 혹은 지나고 나니 설명이 미숙했던 것 같은 환자.

2. 한약 환자: 한약이 도착할 즈음에서 3일 뒤로 잡는다. 약을 2-3일밖에 먹지 않은 시점이라 이 때는 약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전화해서 물어볼 것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 한약이 누락되지 않고 잘 도착했는지

- 약포가 혹시 터진 것은 없는지

- 약을 먹고 설사 등 강한 반응이 나타난 것은 없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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