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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이안 Jun 24. 2023

한국인의 부업을 찾아서

다들 어떻게 먹고사는 걸까



시작하자마자 이야기가 샛길로 빠졌다.

지금 하는 일 말고 다른 업으로도 수익을 내 보고 싶은 생각, 많은 사람들의 마음일 것이다.

2023.06.02








나만의 허언이 아니어서 오는 안도감




수익이라는 어른의 언어로 말했지만

사실은 다른 가능성에 대한 꿈을 꾼다는 이야기.

자신이 지금이 아닌 어디선가도 쓰임이 있음을 확인하고 싶은 것.

요즘 유행하는 슬로건인 ‘show and prove'에 대한 열망이겠다.



시간적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직업은 이미 가지고 있다.

여기저기서 일하는 게 목적이라면야 지금 직장을 그만두고 얼마간 쉬다가 다른 곳에 취직해도 되지만.

이건 시간적 자유를 강하게 활용하는 것뿐 공간적 자유를 얻는 것은 아니다.

한의사는 의료행위 목적으로 개설된 곳에서만, 신고 후 의료 활동을 하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다.

이왕 사이드잡을 갖기로 결심했다면?

지금까지의 한의사 생활과는 정반대로 출근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을 희망한다.



키워드는? 공간적 자유까지 얻는 삶.

쨍쨍한 햇볕 내리쬐는 발리에서 망고주스 들이키며 한국에서 가져온 노트북으로 일할 수 있는 그런 삶.

일하다 문득 고개를 들면 눈앞에 에메랄드빛 바다가 펼쳐진 삶.

브런치에 그런 분들 많더라. 나는 그런 사람들이 참 부러웠다.

그냥 여행 가서 재미있게 놀고 오면 안 돼요?

되지만 공간적 자유가 생기면 더 수시로 그럴 수 있잖아요.

일하다 잠깐 나가서 아이 손 잡고 하원해도 되고.

(현재 육아 중인 동생이 아이를 낳으면 아마 나가서 일하고 싶어질 거라는 어마무시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래서 어떤 것을 시도해 볼까?

‘다른’ 걸 하고 싶다는 생각만 있지 ‘무엇을’ 할지는 모르는 상태.

그렇다면 한국인의 빅데이터를 따라가 보자. 집단지성의 힘!









전국민의 꿈 유튜버


가장 하고 싶은 분야가 보이는가?

‘일상’ 유튜버에 대한 열망이 압도적으로 높다.

그리고 시작하자마자 문제가 생기는 것도 느껴지는가?



문제는 이것이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는 어느 노래처럼

너무 보고 싶은 일상은 이미 일상의 범주가 아니라는 것..








출근길에 냅다 청계천에 발을 담가 회자된 브이로그. TV에서 패러디했다





사실 유튜버를 생각해보지 않은 건 아니다. 사람 생각 다 거기서 거기니까.

그러나 생각만으로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 할 게 없다.

장삼이사의 일상이 새로워 봐야 얼마나 새로울까.

아름다운 일상을 보이려는 필부필녀의 과도한 열정은 때로 잘못된 결과를 낳기도 한다.



관심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사람들은 관심을 유발하고 유지하는 데 타고난 재능이 있어야 한다.

회사 공채에 합격하면 회사원이 되고 한의사 시험에 합격하면 한의사가 되는 것과는 또 다른 적성이다.

나만의 '관종력'으로 무엇을 해낼지 아무 생각도 안 난다.

유튜브에는 3-4년 전 정성 들여 만든 브이로그가 마지막인 채널들이 널려 있다.

수익 안 나는 부업은 부업이 아니라 취미일 뿐.



그러면 한의학 유튜버?

전문직 유튜버는 대개 유튜브로 자기를 홍보해 본업으로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래서 한의사는 대체로 개원의가 유튜브를 시도한다. 아니면 자아실현용 채널이거나.

역시 내 이야기는 아닌 듯하다.








지금이 단군이래 가장 돈 벌기 좋다는데



관종력과 기획력 모두를 충족해야 시도할 수 있는 유튜브 생각은 접고 다른 시장을 찾아보자.



1. 스마트스토어

  아이템 찾고 재고관리하며 스토어 유지하고 고객응대하는 열정이라면 이미 사이드잡이 아니다.

또한 그런 열정이 있으면 스마트스토어 아이템을 찾기보다 한의원을 여는 것이 적절하겠다.



2. 블로거

 요즘 블로거는 협찬이나 체험광고로 수익을 내지 않는다.

콘셉트 확실한 인기 블로거는 강의, 1:1 컨설팅, 전자책 판매, 본인의 메시지를 받아 읽는 메신저 단체구독방 등 여러 수익화 구조가 있다. 막연히 예전 파워블로그만 생각하다가 블로그 구독시장을 알고 깜짝 놀랐다.

그러나 이쪽은 활자로 전달되어 조용해 보일 뿐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다음가는 어그로 장인의 대 격전지.

자기가 만들면 그대로 시장이 되기에 정말 흥미로우나 관심을 돈으로 환산하는 능력이 나에게 있는지가 미지수.



3. 인플루언서(인스타그램, 네이버)

 위에 쓴 것처럼 신이 내린 적성이 필요하다. 요즘 인플루언서는 관광, 패션 등 단일 콘셉트를 정하고 계정을 운영해야 성장하기 좋다. 콘텐츠를 이미지로 제공하며 매번 변주를 주어야 하니 연출하는 데 투자 비용이 상당하며 스스로의 비주얼에도 신경 써야 함은 물론.

졸업하고 쉬는 날은 그저 누워 살았으며 가운과 수술복 세트만으로 11년을 버텼는데.. 내가?

역시 한의원을 운영하며 마케팅을 인스타그램으로 하는 것이 적절하겠다.



4. 재테크를 통한 부의 추월차선 주행

 시드와 안목, 무엇보다 시류가 도와주어야 한다. 주식종목 분석할 여유도 없고 이제 경제신문 좀 보는 게 다인데. 무엇보다 나는 바로 임할 수 있는 ‘직업’을 원한다.



5. 그 외

 웹소설, 인스타그램 일상툰 작가 등.

이 쪽은 또 창작에 대해 신이 내린 적성이..



예나 지금이나 나는 우직하게 한 가지 쭉 지속하는 건 잘한다.

몸 갈아서 공부하고 몸 갈아서 일하는 것이 제격인데. 분골쇄신이라는 말이 괜히 있나.

하지만 뼈를 가루내고 육체를 갈자면 그래도 좀 덜 힘들고 좀 더 잘 버는 방법이 없을까?

누가 나를 굳이 알 필요도 없지만 돈은 잘 벌 수 있게.






아무도 나를 모르는 것까지는 이미 성공했다




한동안 스마트스토어, 인스타그램/블로그 마케팅, 자기 계발 서적만 읽던 밀리의 서재 어플을 다시 켰다.

평소와 다른 단어를 검색해 본다.

이제 약간 오래된 느낌마저 주는 '프리랜서'.



그런데..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프리랜서 직업이, 있다?????




그것은 바로.

기술산업 번역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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