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3일 토요일 날씨 맑음
생활에 필요한 가전과 가구를 사면, 남편 회사에서 환급해 준다는 얘기를 듣고 무척 신이 났다. 게다 쓰다가 나갈 때 두고 가면 된다고 하니 이거 완전 럭키비키잖아? 필요한 물건들을 구매하기 위해 이케아에 갔다. 정저우에 온 뒤로 이케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을 봤는데, 그래도 세종의 주말 코스트코에 비하면 괜찮은 느낌? (밥 먹을 자리도 있고, 럭키!)
입주 청소에 필요한 물품을 사서 집에 가 청소하려고 문을 열었더니, 아주머니 두 분이 청소 중이셔서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인사드리고 돌아서 나왔다. 오예, 드디어 내일은 호텔 생활 청산하고 집으로 들어갈 수 있겠다! (중국은 진짜 토요일에도 일을 하는구나)
호텔에서의 마지막 밤, 저녁은 맛있는 걸 먹고 싶어 동네에서 좀 벗어나 시내로 나갔다. 한국 사이트에 접속할 수 없으니 정보를 얻을 길이 없어 애플 지도 별점에 의지해 맛집을 골랐다. 디디(호출 택시)만 타고 다니다 처음으로 지하철에 도전했는데, 와 지하철이 이렇게 깨끗하다고? 너무 깨끗하고 쾌적한 지하철에 놀랐다.
중국의 위생은 참 알 수가 없다. 길거리나 지하철처럼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정말 굉장히 깔끔하다. (가끔 땀냄새가 엄청난 아저씨들 빼면) 개개인의 위생도 깔끔해 보이는데, 자동으로 눈살이 찌푸러지게 만드는 포인트들이 종종 있다. 이를테면 낮에 이케아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 트레이를 들었는데 트레이 바닥에서 느껴지던 축축한 이물감, 식당에서 내준 물을 마시는데 물컵에서 느껴지던 물비린내, 푸드코트에서 먹은 음식을 치우지 않고 그냥 두고 떠나는 모습을 볼 때면 나는 좀 견딜 수 없는 마음이 된다. 위생에 대한 관념 자체가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기준보다 조금 낮은 것 같은데, 그걸 끌어올리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무척 애쓰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위생과 관련된 부분은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으으…
어쨌거나, 다시 맛집으로 돌아와서 하던 이야기를 마저 하자면 오늘 저녁 ‘MUSE PARK’에서 인생 맛집으로 등극한 베트남 음식점을 만났다. 스프링롤부터 시작해서 분짜와 쌀국수까지, 주문한 메뉴가 모두 완벽했다. 분위기와 서비스, 특히 여긴 위생 상태까지 굿! 중국 식당 치고는 비싼 편인 것 같았지만 우리나라에서 먹는 베트남 음식 가격과는 비슷해서 합리적인 느낌이었다. 나중에 한국 손님들 놀러 오면 여기는 무조건!!
훗날 언젠가 정저우에 방문해 주실 귀인들을 위해 맛집 리스트들을 차곡차곡 기록해 두어야지. 일단 오늘은 베트남 식당부터 메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