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을 마주하기 위해 쓰는 일기
잘 지내고 있었는데 오늘은 조금 울었다. 엄마가 보고 싶어서도 아니고, 한국 음식이 먹고 싶어서도 아니고, 내가 사랑했던 서점 ‘오케이 슬로울리’가 그리워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집에서 혼자 조용히 회상록을 읽고 있는데 음악을 틀어 둔 것이 화근이었다. 책을 읽을 때는, 어려운 책을 읽을 때는 더더욱 음악 없이 오롯이 책만 읽는 편인데 오늘은 왜 그랬을까. 랜덤 재생으로 틀어 둔 플레이 리스트에서 ‘오케이 슬로울리’에서 듣고 좋아하게 된 곡, 다린의 ’저 별은 외로움의 얼굴‘이 나오는데 갑자기 뜨거운 그리움이 훅 치고 올라왔다. 그 순간,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책갈피마저 오케이 슬로울리…
‘오케이 슬로울리’의 비워둔 테이블에 앉아 책 읽는 시간, 내가 정말 좋아했는데. 정말 정말 좋아했는데. 이제 꿈처럼 먼지처럼 멀고 먼 이야기가 된 것이 너무도 속이 상해 눈물이 나왔다. 다정한 사장님과의 책 수다는 언제나 달고 맛있었는데, 그 즐거웠던 시간도 마치 전생처럼 아득하게 느껴졌다.
중국에 와서 보내는 시간이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힘든 걸 이겨낼 만큼의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내다 보니 지금 이 시간은 아이들 뿐만 아니라 나 스스로에게도 새로운 도전이 되어주었다. 낯선 곳에서의 생활이 내게 가져다주는 감각은 생경한 것임에도 신선하단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했던 일들을 통해 무수히 많은 감정을 견뎌내는 것이 힘들기도 했지만, 내가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 뿌듯하기도 했다. 그렇게 단단하게 마음을 다져가고 있었는데, 와르르르… 나는 정말 잘 지내고 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마음이 조금 외롭다는 걸 인정해야 할 것 같다.
내 가엾은 외로움이 더 커지지 않도록, 내일은 맛있는 커피라도 한 잔 사줘야지. 다시 또 성실하게, 나를 일으켜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