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첫날은 원래 이렇게 졸린 건가?

2025년 1월 6일 월요일 날씨 맑음

by 김씩씩

7시 30분 등교 시간에 맞추려면 6시 40분에는 일어나야 한다. 아침을 학교에서 먹기 때문에 일어나서 씻고 옷만 입고 가면 되니 등교 준비가 수월한 편이지만, 방학 2주 동안 느슨하게 풀어진 몸과 마음을 밤인지 아침인지 모를 어둠 속에서 일으켜 세우는 것은 어른과 어린이 모두에게 쉽지 않은 일. 게다 요즘 나는 새벽에 잠에서 깨면 다시 잠에 드는 게 쉽지 않은데, 간밤에는 4시부터 깨서 두 시간 넘게 뒤척이는 바람에 비몽사몽 중에 아침을 맞았다. 남편이 있을 때는 남편이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출근했지만, 이번주는 그가 출장 중이라 등하교 모두 나의 몫. 게다 이번주는 방과후 수업도 없어서 평소보다 한 시간 이른 하교를 하기 때문에 이래저래 나의 시간이 줄어들어 괜스레 마음이 급했다.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돌아오는 길, 택배 보관함에서 택배를 찾아오는 것으로 오늘 하루가 시작됐다.


다음 주에 한국 갈 때 친구들에게 줄 선물을 고르는데 정말 쉽지 않다. 주말에 친구들과 한국 갈 때 사 갈 선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한 친구가 ‘유럽 같은 데서 들어온 짐은 꼼꼼하게 검사하면서 중국에서 온 짐은 검사도 잘 안 하는 것 같다’고 한 우스갯소리에 다 같이 웃었지만, 정말 그럴 것 같다. 중국에서는 진짜 살 게 없다. 하루에도 몇 번씩 타오바오를 들락이며 검색에 검색을 거듭하다 한국에 없는 것, 중국에만 있는 것을 고심해서 골랐다. 그중 퀄리티가 의심스러운 것은 일단 하나씩만 시켜봤다. 택배비 부담이 없다는 건 평소에도 좋지만 이럴 때는 더 좋다.


귀엽고 아기자기한 것을 만드는 중국 브랜드 숍에서 양말을 한 켤레 주문했는데, 생각보다 가격이 비쌌다. 한 켤레에 37위안(약 7500원)이라니. 우리나라 브랜드 양말 못지않은 가격이라 비싸다고 생각하면서도 선물할 거니까 일단 시켜봤다. 택배를 뜯어보는 순간 너무도 촌스럽고 중국스런 패키징에 화들짝 놀라 얼른 포장지를 벗겨 쓰레기통에 넣었다. 나는 분명 귀여운 브랜드에서 주문했는데, 이 양말은 그 브랜드에서 만든 것이 아니라 납품된 양말이었다. 아니 이럴 거면 판매할 때 브랜드 이름을 붙이지 말았어야지, 가격도 비싸게 받아놓고 어이가 없었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양말은 사진에서 본 것과 같은 색감이고 퀄리티도 괜찮아서 몇 개 더 주문하려고 타오바오에 들어갔다.


타오바오 어플에 들어가면 내가 주문한 것, 검색한 것을 토대로 내 취향에 맞을 법한 상품들이 메인에 뜨는데 이럴 수가!! 내가 무려 37위안에 샀던 양말을 17위안에 판매하고 있는 다른 판매자의 상품이 보였다. 나는 귀여운 브랜드에 꽂히는 바람에 그 상점 안에서 쇼핑을 한 게 문제였다. (납품된 양말을 판매할 거라곤 생각 못했으니까…) 양말 판매자들의 상점을 둘러보니 예쁜 양말들은 평균 17위안(약 3500원) 정도면 살 수 있었다. 내가 중국에서 기대한 합리적인 가격이 3천 원 정도였으니, 내 예상이 맞았던 셈이다.


어이없는 양말 쇼핑을 마치고, 다음 주에 있을 북토크를 위해 김하나 작가님의 <금빛 종소리>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읽기 시작하자마자 엄청나게 몰려오는 잠… 방학 전에는 아이들 등교시키고 책 보면 맑은 정신으로 또렷하게 읽을 수 있어서 아침 독서 시간이 참 좋았는데, 2주 만에 망가져버린 나의 생체 리듬이 원망스러웠다.


아이들이 다니는 중국 국제학교의 겨울 방학은 연말 홀리데이에 2주, 구정 연휴에 2주가 있다. 육아를 담당하는 입장에서는 몰아서 한 달을 쉬는 것보다 이게 괜찮은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2주 방학을 지내고 개학 첫날을 보내 보니 이게 진짜 괜찮은 게 맞나 싶기도 하다. 내 몸이 이렇게 헤롱거리는 것처럼 아이들과 선생님들도 개학 중 리듬으로 돌아오려면 회복의 시간이 필요할 테고, 3주 간 학교 생활에 적응하고 나면 다시 또 2주의 방학. 아 모르겠다. 몸의 적응력에 응원을 보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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