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만개할 즈음, 너는 벚꽃이 예쁘게 피는 곳을 알려주며 내게 기회가 되면 가보라고 했었지. 또 어디가 맛집이라며 거기도 가보래. 그럼 나는 저기 음식도 꽤 맛이 좋더라며 네게 추천하곤 했는데 그럼 넌 항상 그랬어. 가보겠다고. 나는 내심 네가 함께 가자고 하는 말을 기다렸는데 너는 그뿐이었어. 가보라고, 가보겠다고.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것을 함께 하고 싶은 게 보편적인데, 넌 그렇지 않았어. 그런데 그런 네가 어느 날 내가 좋대. 나와는 함께하고 싶은 것이 없어 보이던 네가 말이야.
그 후로 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이야기할 때면 항상 받아 적는 시늉을 해. 뻔하지만 손바닥을 펴고, 다른 한 손은 펜을 집은 모양을 하고선 적어 내려가는 시늉. 네가 좋아하는 곳을 가보라며 말하던 네가, 내가 좋아하는 곳을 가보겠다고 말하던 네가 이제는 함께하자고 말을 해.
나 역시 마찬가지야, 이제는 더 이상 네 대답을 기대하거나 기다리지 않아. 좋아하는 곳이 있다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네게 함께 가자 말해.
사실 우리는 함께하고 싶었어. 비록 그때는 솔직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함께하자, 뻔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을 기억하려는 예쁜 네 손바닥 메모의 모든 것을 함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