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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주어디가 Dec 20. 2017

종모드의 작은 빵집

이제는 과거형이 되어버린... 빵집을 추억하며- (또르르)

Small Bakery in Zuunmod


분명히

이 글을 쓰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빵집은 잘 있었는데..

11월에 이 사진을 찍고서도 후에 몇 번이고 갔었는데!!!

어제 갔더니 빵집이 사라졌다...

이상하게도 빵이 그렇게나 먹고 싶었더랬지..(운수 좋은 날..?)


오 며칠 계속 문이 잠겨있더니...

이상하다 싶어 창문으로 봤는데 내부가 아주 텅 비어있었다.

그래서 다시 올려다보니 저 간판도 사라졌다. 유유


[Эхдэд Бейкери] 에흐데드 베이커리: 엄마 빵집. 뭐 이런 뜻이었나보다.


가게들이 모여있는 상가의 빵집이 아니라서 아는 사람만 찾아갈 수 있는 곳이었다.

처음 여기에 갔을 때, "이런 곳에 빵집이 있어??ㅋㅋㅋㅋ 엄청 맛있는 집이야??"라고 말했던 것 같다.

벽돌로 지은 저 외관만 보면 마치 파트라슈가 나오는 만화에서 나올법한 빵집의 느낌이다.


저 담벼락 사이로 들어가서 바로 왼쪽에 튀어나온 네모난 벽돌로 들어가면 바로 빵집이 나온다.

몇평 되지 않을 듯한 아주 작은 공간-

빵집이라고 하기에.. 내부는 매우 소박한 모습이었다.

빵집으로 들어가면 기분좋은 고소한 냄새와 함께 한눈에 볼 수 있는 종류의 빵이 진열되어 있는데, 갈 때마다 보이는 몇 안되는 빵의 종류가 달라지곤 했었다.


냉장고 안에는 피자빵과 크림이 들어간 소라빵 등이 진열되어 있었고, 벽에 기댄 선반 위에는 나름 여러 가지 종류를 자랑하는 빵들이 놓여있었다. 보지 않아도 맛을 알 수 있을 것 같은 빵들이었다.

저 선반 뒤에 붙어있는 케익 사진을 골라서 미리 주문하면 케익도 만들어 준다.

그 외에 저렇게 페스츄리와 꽈배기 등의 빵들을 비닐에 담아서 판매했는데, 저 꽈배기 2개가 들어간 한 봉지는 600투그릭 (한화 약 300원)이었고 저 페스츄리 한 봉지는 2500~3000투그릭(약 1300원) 정도 했던 것 같다.

나름 맛도 나쁘지 않았고,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가끔 밀가루가 막 먹고 싶을 때에는 빵집을 향했다.

그리고 이 빵집이 우체국 옆에 위치해 있어서 우체국에 들일 일이 있으면 꼭 들러서 뭐든 하나씩 사 오곤 했었다.


그랬는데..... 이제 빵집이 사라졌다니..


그리고 울란바타르 같은 큰 도시에는 한국의 프랜차이즈 빵집인 뚜레쥬르나 'Jur ur' 와 같은 몽골 프랜차이즈 빵집도 꽤 여러 개가 있다.

몽골 빵집에서는 나름 다양한 종류의 빵과 케이크 등을 판매하는데, 저렴하고 맛도 있다.

근데 종모드에는 없다는 것이.. 내가 처한 가장 큰 문제다.


물론 빵을 사려고 하면 슈퍼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문제는 슈퍼에서 산 식빵은 뜯지도 않았는데 2일만 지나도 곰팡이가 생긴다는 것!! 그 외에도 다른 종류의 빵들은 엄청 대용량이라 한번 사다 놓으면 손을 멈출 수가 없어서 쉽게 집어오지를 못한다.

그래서 보통은 수도에 나갈 때 뚜레쥬르에서 식빵을 4개씩 막 사 와서 냉동실에 넣어놓는다. 아직도 한봉지가 통째로 남아있다. 세상 든든 ㅋㅋㅋㅋ


이렇게 빵빵빵 거리며 빵집을 쓰다 보니 빵집에서 단팥빵이랑 우유 시켜놓고 미팅하던 시절에서 온 사람 같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마 본죽에서 가끔 컵케익을 팔긴 하지만.. 그래도 빵집과는 느낌이 또 다르다.

이 엄마 빵집이 없어진 게 아니라, 가게 이전을 한 것이기를!!!

진짜 별것 없는 빵집이었는데 없어졌다고 생각하니 또 이렇게 아쉽네. :-(



소소했던 빵집, 안녕- ..






+몇개월 뒤에 종모드 시장 뒤 한 건물 지하에 빵집이 다시 생겼다.

베이커리라고 써 있어서 이게 뭔가.. 봤더니 그 빵집이었다!! 가는 길이 조금 더 복잡해졌지만, 종모드에도 빵집이 있다!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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