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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주어디가 Dec 05. 2018

어느 좋은 날,
우리는 종모드로 갔다.

코이카 단원들과 함께한 종모드 시티투어 :-)

"도청에서 하는 종모드 시티투어 3차를 진행하려고 하는데, 이번엔 누구랑 하면 좋을까?"

"음.. 글쎄................  음.... 코이카 단원들과 해보는 건 어때? "

"코이카 단원?"

"응~ 종모드에 와보고 싶다고 했던 단원들이 여러 명 있었거든~ 날이 더 추워지기 전에 와서 종모드 소개도 하고 오타 가득한 울란바타르를 떠나 있는 것도 좋아할 것 같아~"

"좋은 생각인데? 그럼 한번 진행해보자~"


자야에게 무심코 던진 말로 시작된 진행된 종모드 시티투어-


처음에는 사무소에서 진행 하려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나의 단단한 착각이었다. 

사무소는 이미 다른 일들이 너무 많았다. 이건 그냥 내가 모집해서 해야 하는 일... 두둥!

아..... 다 나의 일이구나. 에헤라디야ㅋㅋㅋㅋㅋㅋㅋ


날짜를 정하고, 당일 프로그램을 짜고, 차비와 다과비 등 회비를 정했다.

그리고 당일 우리를 태우고 다닐 버스가 필요하다. 처음에는 도청 버스를 생각했는데, 다른 일정이 있어서 안된다고 했다. 띠용!! 우짜노.. 하고 있는데 마침 시청에서 사용할 수 있는 버스가 있어 바로 해결!


이제 남은 문제는 몇 명이나 올 수 있는가였다.

25인승 버스를 구하기 때문에 사람이 너무 적게 모이면 기름값을 맞출 수가 없었다. (안 그래도 요즘 기름값이 많이 올라서 차비고 뭐고 다 오르고 있는 상황) 

도청에서 60.000투그릭까지 유류비 지원을 해주기로 했지만 그것도 여유롭지는 않다. 


코이카 단원들에게 시티투어 모집 메일을 보냈다. 전체 단원이 45명인데 이 중 수도에 사는 단원은 절반 정도. 다 올 것 같지는 않은데.. 과연 몇 명이나 오려고 할까?

다행히 10명을 넘어서 15명이 넘게 참가 신청을 받았다! 야호! ㅋㅋㅋㅋ


참가인원을 얼추 파악한 뒤 본죽에 가서 메뉴를 고르고 미리 예약을 했다. 


드디어 시티투어 당일. 날씨가 정말 따뜻했다! Oh Thanks you lord!! 

근데.. 오전 10시에 만나서 울란바타르로 가기로 했던 버스가 오지 않는다!! 

알고 보니 버스 타이어가 구멍이 났다고 했다. 헐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뭐든 한 번에 쉽게 되는 일은 없다.

그러려니.. 하고 기다리기를 30분이 지나 40분이 다 되어 갈 무렵.. 드디어 차가 도착했다. 

날이 추웠다면 밖에서 기다리는 것부터 벌써 짜증이 났겠지만.. 정말 날이 따뜻해서 천만다행.


울란에서 11시에 만나기로 했던 약속은 20분이나 늦었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선생님들은 늦은 우리(종모드 단원들)를 흔쾌히 맞아주셨다. 원래 계획은 10시에 출발해 40분쯤 도착, 노민마트에서 필요한 것들을 사서 선생님들을 맞이하는 것이었는데.. 계획은 틀어졌다. ㅋㅋ 

다행히 은혜 언니가 기다리면서 윤선생님 생일 케이크와 주전부리를 대신 사서 기다려줬다.


윤선생님과 연배가 맞는 선생님들이 많이 계셔서 그분들은 그분들대로 젊은 선생님들은 젊은 선생님들 대로 나름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처음 순서는 투브아이막 박물관-

도청 직원인 자야와 오늘 통역을 맡아줄- 윤선생님이 아침에 섭외해주신- 구세군의 자야(이름이 똑같다)를 소개하고 박물관 투어를 시작했다. 

투브아이막 박물관을 여러 번 와봤지만 이렇게 한국어로 통역해서 듣는 것은 처음이라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선생님들은 자야의 통역을 들으며 질문도 하고 박물관을 샅샅이 살펴보셨다.

생각했던 것보다 다양한 것들이 많아서 기대 이상이라는 평이 많았다. 

박물관을 나오면서는 방문자 노트도 한 번씩 써주셨다. ㅋㅋㅋㅋ

다음 일정은 만치르-

실제로 만치르는 울란바타르와 가까이 있긴 하지만 자가용이 있는 것 아니면 와보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한차례 내린 눈이 고대로 덮여있는 만치르에서 투어를 시작했다.


манзуширийн хийд

만치르(만조시르-만수 보살)는 18세기 중반에 세워진 라마불교 수도원이다. 

투브아이막 종모드 솜에서 약 8km 떨어진, 복드항 산 밑 자연보호구역에 위치해 있다. 

만치르라는 이름은 '하늘의 신'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당시에는 약 17-21개의 건물들이 있었고, 300여 명의 승려들이 함께 살았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1940년 몽골에 사회주의가 들어오고, 국민들이 라마불교에 너무 빠져들어서 사회기강에 문제가 생긴다고 생각해 억불정책을 펼치고 수도원을 부수고 승려들을 탄압했다. 그때에 부서진 수도원 터를 다시 재정비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우선 입구 쪽에 있는 자연박물관에 들러 복드항 산에 살고 있는 동물들을 둘러보고 만치르 깊숙이 들어갔다. 

종교 박물관(шашны  музей)이라고도 하고 여름 저택(зуны өргөө)이라고도 하는 박물관에 올라가는 길-

평소에는 문이 잠겨 있는 경우가 많은데, 역시 도청 관계자랑 오면 바로바로 열어준다 ㅋㅋㅋㅋ

종교 박물관 내부에는 만치르 사원 조형도와 원래 모습을 그려놓은 그림들, 그리고 불상, 사대천황 마스크 등이 전시되어 있다. 사실 볼거리가 많지는 않지만, 내부의 묘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곳이다. 

다른 사진을 찍고 있는데 이렇게 분위기 있게 사진을 찍어주셨다! ㅋㅋㅋ

내려오면서는 그 시절 승려들이 썼다는 커다란 팬도 구경했다.

여기에 살던 라마승려들은 고기를 먹었다고 한다. 근데 하긴 여기서는 먹을 것이 고기밖에 없으니 그럴 수밖에.. 라며 우리 모두 끄덕거렸다. 

 만치르 중간 턱에서 내려다본 풍경. 꽁꽁 얼어버린 인공연못이 보인다. 

복드항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모아 만든 인공연못-

작년에는 가물어서 여기가 연못인 것도 몰랐는데, 비가 많이 내린 올해에는 이렇게 물이 가득 차서 넓은 빙판장이 되었다. 아직도 물이 졸졸졸 흘러 내리고 있었다. 이제 곧 다 얼어붙겠지.

종교 박물관 옆에 터만 남은 커다란 공동회의실.

당시 승려들이 한자리에 모여 회의를 하던 곳이라고 한다. 선생님 한분이 멋지게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셨다. 




만치르에서 나와 본죽에서 티타임-

간단하게 하고 울란으로 돌아갈 일정이라 핫도그와 커피를 마셨다. 뱜바의 배려로 맛있게 냠냠.


마침 이날이 윤선생님 생신이셨다.

은혜 언니가 미리 사다준 케익으로 다 같이 선생님 생일 노래도 부르고.. 근데 초를 안 넣어줘서 그냥 노래만 부름. 껄껄


본죽에서 나와 투브아이막 광장을 한번 둘러보고 다들 찍고 가는 저 돌 앞에서 단체사진! 

투브아이막 출신의 유명한 시인이 지은 시를 돌에 새겨 넣은 것이라고 한다(맨날 지나다니면서도 이제야 알았음). 하하 



마지막으로 버스정류장 옆에 있는 선임 단원의 현장 사업인 관광안내센터에서 판매하는 몇몇 가지 물건들을 보고 오후 5시쯤 시티투어 모든 일정을 마쳤다. 


처음에 막상 진행하려 하니 여러 가지 스트레스가 많았지만,

별 사고 없이 잘 마칠 수 있어서, 그리고 다들 좋았다고 말해주셔서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 이제 관광안내표지판만 잘 끝나면 올해 해야 할 일은 다 끝날 것 같다. 허허허


 종모드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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