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들과 함께 종모드 둘러보기-
도청 관광과 직원 자야에게 연락이 왔다.
학생들과 함께 종모드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재미있을꺼야~ 너도 함께 할래?
그럼 그럼! 평소 아이들과 마주칠 일이 없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일은 다 재밌다- ㅋㅋㅋ
10월 2일 오전 10시. 시청 앞 광장
카메라를 메고 광장으로 나가니 5번 학교 학생들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견학 프로그램에는 5개 학교에서 약 40여명의 아이들이 모인다고 했다. 하지만 10시 30분이 넘어가도록 가장 가까운 4번학교 학생들이 오지 않았다. 하하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
하지만 아이들은 쎄쎄쎄-도 하고 술래잡기도 하며 연신 깔깔댔다.
드디어 모두가 모였다.
오늘의 선생님은 이 도시의 변천과정을 잘 알고 계시는 동네 어르신 두 분이 맡아주셨다.
맨 처음 한 가족이 달구지 두 대에 짐을 싣고 종모드로 이주해 살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부터 이 도청 건물이 예전에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이 광장은 언제 만들어졌는지 등을 설명해주셨다.
아이들은 모두 다르다-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하나도 빼놓지 않으려는 듯 걸어다니면서 공책에 빽빽히 메모를 하는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뒤에서 옆 친구의 가방을 툭툭 때리며 장난치는 장난꾸러기들, 이도 저도 다 귀찮아 무거운 다리를 이끌고 밍기적 밍기적 맨 끝에서 따라가는 아이 등 다양한 아이들이 보였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 어릴 때 우리 교실이 생각나면서 슬며시 웃게 된다. 역시 아이들은 재미있다!
어르신들은 아이들이 여름마다 물장난을 하며 뛰노는 공원과 분수는 언제 생겼는지, 공원에 있는 동상은 어떤 인물인지 등을 인자한 말투로 설명해 주셨다.
지역 방송국에서도 나와 아이들의 모습을 촬영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티비에서 이날 견학하는 모습을 20분 동안 비중있게 다뤘다고 한다. 확실히 여기도 아이들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공원에서 설명을 듣고 시청으로 가는 길, 광장에서 남매로 보이는 귀여운 꼬맹이를 만났다.
사진을 찍으니 마음에 들었는지 저 뒤에 있던 빡빡이 오빠도 뛰어온다. ㅋㅋㅋㅋㅋㅋ귀요미 :-D
다음 목적지는 내가 근무하는 종모드 시청-
시청 계단에 걸려있는 종모드 그림도 보고, 시청 벽에 걸려있는 옛날 종모드의 모습이 담겨있는 사진을 보면서 이 도시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시청 바야르새흥 다락('장', '상사'라는 의미)의 인도로 종모드 시 전체 조감도를 보며 현재 위치가 어디인지, 각자의 집은 어디인지 찾아봤다. 평소와는 다른 다락의 모습을 보니 괜히 웃음이 나왔다.
"다들 종모드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나요오? 자, 오늘은 이 아저씨가 종모드에 대해 이야기해주겠어요~" 이런 느낌 ㅋㅋㅋㅋㅋ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는 말투는 한국이나 몽골이나 비슷한 것 같다.
시청 앞에서 각 학교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이 날을 기념하는 사진도 빼놓을 순 없지!
시청에서 나와 교육청 옆 언덕위에 있는 동상으로 향했다.
열심히 사진을 찍느라 설명을 못 들었..;;; ㅋㅋㅋ사실 종모드의 역사보다 아이들이 더 재미있다.
사진에는 잘 안나오는데 아이들은 단짝 짝꿍끼리 손을 꼭 잡고 다녔다. 그 모습이 왜이리 귀여운지- 아이들 뒤만 졸졸 따라다녔다.
다음은 솔롱고 안의 작은 극장에서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리라는 환경교육과 투브아이막에 대한 간단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처음엔 조금 산만했지만, 아이들은 금새 집중했다. 귀신같이 사진찍는 것을 알고 포즈잡는 아이들 ㅋㅋㅋ
어느덧 1시가 넘어 점심시간.
본죽에서 즐거운 식사를하고 어르신께 아이들이 준비한 귀여운 선물도 드리면서 오늘의 견학을 마쳤다.
깨끗한 교복을 차려입고 엄마가 곱게 빗어준 머리를 단정히 하고 학교에 가는 몽골 학생들-
공산주의에서 벗어난지 겨우 30년 밖에 되지 않은 몽골. 그래서인지 지금의 기성세대는 옛날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앞으로 적어도 세대가 2번은 바뀌어야 이 사회도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오랫동안 몽골을 지켜본 사람들은 말한다. 이 아이들이 바로 그 주역이 될 텐데.. 문득 이 아이들이 이끌어갈 몽골의 모습이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