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렝게에서의 소소한 하룻밤
귀국 한 달 전, 본격적인 이동금지기간이 시작되기 전에 후다닥 셀렝게에 다녀왔다-
게르에서 자는 것도 이제 마지막이 되려나~_~ 벌써 아쉽다 아쉬워..
다르항에서 셀렝게로 넘어가는 길은 운치가 있다. 아스팔트도 파인 곳 없이 괜찮고,
간간히 등장하는 양쪽의 가로수가 마치 몽골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셀렝게에 도착하자마자 간 곳은 셀렝게 맛집.
가게 이름은 칭기스 클럽이지만 맛있는 샤슬릭(러시아식 전통음식)을 파는 곳이다.
작년에 부모님과 왔을 때 단체 예약으로 씁쓸히 발걸음을 돌렸던 곳인데, 그래도 한 번은 와보는구먼!!
여기서 닭고기 샤슬릭으로 저녁을 먹고 게르 캠프로 바로 고고싱!
우리가 방문한 게르 캠프는 새흐니 허털로 가다가 옆길로 빠져서 들어가는 곳으로
아직까지 눈이 쌓여있고 아주 한적한 곳이었다. (우리밖에 없었다) ㅋㅋㅋㅋㅋ
바로 뒤에 산이 있고 앞에는 언덕이 저 멀리 보인다. (실제로 보면 훨씬 잘 보인다)
마침 이 주가 올 겨울 막바지 추위가 왔던 때- 그래서 겁내 추웠다. 코 찔찔 흘리면서 사진 찍었다
어디선가 추운 날씨에 밖에서 비눗방울을 불면 하얗게 얼어버리는 영상을 보고 나도 해보고 싶어서 열심히 날려봤지만 비눗방울은 바람에 순식간에 날아갔다ㅠㅠ
게르 숙박 시 가장 큰 미덕이라 할 수 있는 나무를 주인아주머니께서 엄청 가져다주셨다!!
밤새 저 나무들 다 때고 엄청 따뜻하게 지낼 수 있었다 ㅋㅋㅋㅋ 게르가 가장 따뜻함 ㅋㅋ
이번에는 울란에서부터 공수해간 고구마를 화로에 구워서 버터를 넣고 옴뇸뇸 JMTGR!!!
이 날엔 달이 참 밝았다-
몽골에 와서 왜 달을 밝다고 하는지 이해했다. 달빛으로 주위에 있는 별은 하나도 안 보이고 하얀 눈들이 달빛을 반사해 사방이 환했다. 별도 좋지만 이렇게 밝은 달을 볼 수 있는 것도 참 좋더라-
게르에서 빠질 수 없는 재미, 불장난 ㅋㅋㅋㅋㅋㅋㅋ
밤새 음악을 틀어놓고 따라부르면서, 이런저런 온갖 주제로 이야기를 하다보니 밤이 깊어졌다.
역시 몽골에서는 밖은 자연이요, 안은 사람일세-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같이 가는 사람들이 정말 중요하다!
아침이 되니 역시나 엄청 맑은 하늘이 반긴다-
당장 오늘만 봐도 한국의 미세먼지가 정말 심각하던데..... 이 하늘이라도 가져가고 싶다 ㅠㅠ
아침에도 비눗방울을 날려봤다- 마치 게르에서 비눗방울이 나오는 것 같은 모양 ㅋㅋㅋㅋ
아침에 정신을 차리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포토존을 찾았다-
마지막으로 단체사진까지!! ㅋㅋㅋ하나같이 다 검은 패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딱 일을 다 마치고 게르 캠프를 나서는데 우리를 데리러 오신 택시 아저씨가 조금 심각하셨다.
알고 보니 어제저녁 11시경, 셀렝게 지역에도 돼지 전염병이 발견되면서 이쪽 지역의 출입이 통제됐다.
시골지역으로 넘어오는 것은 가능하지만 시골에서 수흐바타르 솜으로는 어떤 차도 들어갈 수 없었다.
띠용..!! ㅋㅋㅋㅋㅋㅋ
아저씨는 나름 머리를 써서 산을 타고 넘어가려 했는데 곳곳마다 경찰이 지키고 있었다. 두둥!!
우리 집에 갈 수 있나요..?
껄껄껄 여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닌.. 역시 몽골이다!!
그래서 결국 우리는 목적지를 1km 앞두고 꽁꽁 얼어버린 강을 건너 저 멀리 시골을 돌고 돌아 2시간 만에 길로 나올 수 있었다. 껄껄껄
택시 아저씨도 이 길은 처음이셨는지 가는 곳마다 집이 보이면 길을 물어물어 가셨다.
그 과정에서 집집마다 있던 많은 동물들을 만났다! ㅋㅋㅋ
집을 지키는 사자개 같이 생겼던 몽골 강아지와 마른 짚에 얼굴을 파묻고 있던 송아지들-
멀리서 사진을 찍고 있으니 빤히 쳐다보는 얼룩소 ㅋㅋㅋㅋㅋ
사람이 화장실에 들어가자 저 멀찍이서 앉아 기다리는 강아지처럼 보이는 개 :)
이래저래 볼거리들도 많고, 이렇게 쫄리게, 한 치 앞을 모르게 다니는 모험이 재미있었나보다.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ㅋㅋㅋ
집으로 돌아가는 길-
오프로드를 한참 달리다 왔더니 역시 아스팔트 길이 최고다ㅋㅋㅋ승차감 최고!!
날씨는 조금 추웠지만 맑은 하늘에 기분 좋은 귀갓길-
셀렝게 이젠 진짜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