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대만사.
지난 11월 27일부터 일주일 동안 대만사 관련 책 다섯 권을 탐독했다. 어느 한 나라의 역사를 이렇게나 파고든 기억이 없다. 처음이다.
원래는 이런 내용을 담을 계획이었다.
어쩌다 대만사인지,
대만 관련 책은 왜 이리 없는지,
그나마 건진 다섯 권의 책은 각각 어떤 특징을 가졌는지,
문자로 기록되기 시작한 대만의 역사는 400여 년에 불과하다는 이야기,
기본적으로 이민자의 나라인 대만에 대하여,
왜 대만 사람은 중국 본토인과 달리 조용하고 친절한지,
일본에 대한 인식이 한국과는 어떻게 다른지,
44년간 수교를 맺어온 대만과의 이별에 예의를 갖추지 못했던 한국에 대하여,
만남보다 헤어짐이 중요하다고,
아버지가 보냈던 대만에서의 시간과 중국에서의 시간에 대하여,
1980년대 중반 내가 여행했던 대만은 어땠는지,
가족과 함께 찾았던 2019년의 대만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2022년부터 국제운전면허증 상호인정으로 이제는 차를 빌려 대만의 구석구석을 밟아보고 싶다고...
엊그제까지 대충 얼개를 잡고 어제 자판을 두드릴 계획이었는데...
도리도리 융성여리의 비상계엄령 선포로 나의 하루가 날아갔다. 생각이 굳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나무위키에 신속하게 업데이트된 대한민국 계엄목록 17번에 눈길이 계속 머물렀다.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까지 6시간. 최단기간 기록(최장기간은 1961년부터 1962년까지 558일에 걸친 박정희의 비상계엄). 기왕 대만사를 언급했으니 말하자면, 대만은 1949년부터 1987년까지, 무려 38년에 걸친 세계적으로 가장 긴 계엄기간을 기록하고 있다. 국민당이 3법을 장악한 일당 독재 시절이었다.
좋은 선생이 있어 다행이다. 비상계엄 소식을 모른 채 등교했던 맏이는 하교 후 집에 들어오자마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탄핵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어떻게 알았는지 물어보니, 학교에서 사회 선생님이 법을 기준으로 상세하게 설명해 주었단다. “너희들은 몰라도 돼. 그냥 공부나 해”가 아니었다. 의식 있는 선생은, 의식 있는 제자를 키워낸다.
어린 나이에도 뉴스를 챙겨 보는 막내. 저녁에 함께 시청하며 연신 질문이다. 계엄, 탄핵, 소추... 평소에는 들어보기 힘든 단어에 법률 용어가 가득하니, 그리고 무엇보다 이게 대한민국이 맞나 싶은 생소한 화면에 질문이 많을 수밖에 없다. 가능한 쉬운 말로 풀어 이해를 도와주었다.
참담했다. ‘잘못된 어른’이 만들어낸 엉망진창인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밖에 없어서. 그러면서도 같은 화면 안에 들어온 ‘참 어른들’이 있어서 다행이고 고마웠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를 온몸으로 보여주는 그들은 대한민국의 참주인이 누구인지를 보여주었다. 한참 뉴스를 시청하던 막내의 한마디에 깊은 울림이 담겼다. “아빠, 그럼 지금 이 순간도 역사에 남는 거야?”
도리도리 융성여리의 ‘긴급 비상계엄 선포 대국민 특별담화 전문’을 들여다본다.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이는 과연 누구인지 묻는다. 그리고 아래 내용은 교정이 필요하다. ‘반국가세력’은 ‘도리도리 융성여리’의 잘못이다. 정작 본인만 그 사실을 모른다. 안타깝다.
“저는 이 비상계엄을 통해 망국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자유 대한민국을 재건하고 지켜낼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지금까지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반국가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습니다. 이는 체제 전복을 노리는 반국가세력의 준동으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안전, 그리고 국가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며 미래 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입니다.”(윤 대통령 긴급 비상계엄 선포 대국민 특별담화 전문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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