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e...again.
파이와 관련된 도무지 유래를 알 수 없고 알쏭달쏭한 표현들을 알아보자.
1. as easy as pie
'누워서 떡먹기'의 영어 버전이다. 아무래도 한국어로 비슷한 표현이 있어서 '떡먹기'에 대칭되는 표현이라며 비교적 직관적으로 이해가 가능하긴 하나, 동사가 빠져서 사실 '먹기 쉽다'는 건지 '만들기 쉽다'는 건지 명확하지는 않은 표현.
2. (as) nice [good] as pie
1번보다 한 술 더 떠서 이제는 파이만큼 나이스하단다. '아주 상냥하게, 예의 바르게'라는 뜻으로, 매우 친절하고 호감 가는 사람을 묘사하는 표현.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서도 "You're always as polite as pie to them."이라는 대사가 등장할 정도로 미국 문화에서는 늘 무언가 긍정적인 것을 파이에 비유해 왔다. 이 표현의 어원에 대한 또 다른 가설의 주인공은 뉴질랜드의 마오리족. 마오리어로 'pai'는 '좋다'를 의미하는데, 여기서 nice as pie라는 표현이 나왔다는 얘기도 있다. 번외로 'sweetest pie' 혹은 'cutie pie'는 친근한 사람을 부를 때 쓰이는 애칭.
3. pie in the sky
파이 다음으로 미국이 좋아하는 단어 sky 역시 미국식 관용구다. 실현 가능성 없는 공허한 약속과 허황된 이상을 뜻하는 표현으로, 주로 현실적인 대책 없이 먼 미래에 대한 열망만 강조할 때에 자주 사용된다.
이 표현은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1911년 발매된 <설교자와 노예(The Preacher and the Slave)>라는 노동가에서 유래했다. 이 노래를 만든 조 힐은 1868년 발매된 <기쁨 속에 조만간(In the Sweet By-and-By)>라는 찬송가의 가락을 차용하며, 당시 구호 활동을 하던 구세군(Salvation Army)이 천국이라는 보상을 강조하면서 정작 이 땅에서의 고통을 덜어주지는 않는다는 점을 비판했다. 노래 후렴구 중에 'You'll get pie in the sky when you die' (...)라는 표현이 널리 알려져 굳혀진 셈이다.
4. (to) eat humble pie
자존심을 꺾고 인정하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겸허하게 사과하다는 뜻으로, 중세 영국에서 유래한 표현. 중세 시대에는 'umble pie'라는, 사슴 내장(umbles)으로 만들어 먹곤 했던 음식이 있었다. 본래 귀족과 영주들이 먹고 남긴 고기의 내장으로 하급자인 하층민들이나 사냥꾼들이 만들어 먹던 것인데, 영주의 눈 밖에 난 사람들에게도 제공되곤 했던 것. 상류층 손님이라 할지라도 눈 밖에 나거나 무시를 당할 때 umble pie를 먹으며 천대받는 음식을 먹는 모욕을 감수해야만 했다. 이런 umble이라는 단어가 humble과의 발음의 유사성으로 혼용되면서 'to eat humble pie'라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태도를 상징하는 표현으로 자리 잡았다고.
5. porky pies
거짓말이나 허세, 헛소리를 지칭하는 표현. 본래 돼지고기 파이를 뜻했지만 'lies'와 운율이 맞아서 거짓말을 뜻하게 되었다. "Stop telling porkies (거짓말 그만해)"처럼 'porky'나 'porkies'로 줄여서 쓰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