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를 만나러 가는 어린이들에게 추천!
지난 5월 피카소가 한국에 왔습니다.
그것도 한국 전쟁을 소재로 그린 그림을 들고 왔죠.
오픈하자마자 가고 싶었지만, 아니나 다를까 많은 분들이 ‘어마어마한 인파’를 이야기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적절한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아무래도 전시는 아무것도 모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면이 있잖아요.
그래서 아이와 함께 보러 가기 전에 즐거운 마음으로 날짜를 꼽으며 읽은 책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 아이가 좋아했던, 개인적으로 저도 좋다고 생각한 책 두권을 추천합니다.
참고로, 1호는 피카소를 알고 있었습니다.
나: 아들, 혹시 피카소라는 작가 알아?
아들: 알아. 엄청 유명하잖아. 놀이학교에서 배웠지.
나: (오케이!!) 그 사람 외국인인거 알지?
아들: 알지. 프랑스 사람일껄.
나: 그런데 그 사람이 음... 우리 나라가 분단... 그러니까... 옛날에 남한하고 북한으로 나뉘기 전에 전쟁이 있었는데... 아 일제 시대 때 이야기는 아니고...
아들: 엄마, 나 한국전쟁 알아.
나: 어....;; 암튼 피카소가 그 한국 전쟁을 소재로 그림을 그린게 있대.
아들: ...... 그래애???
아들은 잘 알고 있다고 했지만, 저는 자식 객관화가 잘되는 부모이기 때문에 무조건 믿고 가기 보다 함께 전시를 기다리는 설렘을 독서로 달래보기로 합니다.
피카소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한 첫번째 추천 도서는 ‘피카소’
이 책의 매력은, 아이들이 흥미로울만한 퀴즈로 피카소의 작품을 오랫동안 감상하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책에서는 미취학 아동, 특히 만3세 전후 아이들이 명화와 친해지기 위함을 목표로 한다지만, 현대미술이나 피카소에 대한 이해가 없는 저학년 아이들 역시 좀더 고차원적인 목표로 활용할만 한 것 같아요.
특히 이 책은 입체파 작품의 특성을 본능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피카소 특유의 선과 형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도와주는 퍼즐 형태의 게임이 많아서 작품 세계의 특징을 쉽게 이해할 수 있거든요.
‘이 구조는 어떤 느낌이 드나?’, ‘이 그림에서 옆모습은 어디일까?’ 같은 질문들을 주고 받다 보면 작품을 관찰하는 아이의 시선에 깊이가 담기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피카소의 작품 세계를 맛보았다면, 두번째 질문은 ‘왜 이렇게 그렸는가’에 대한 답을 중심으로 피카소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시대적 배경과 피카소를 이해하기 위한 두번째 책, ‘피카소가 모나리자를 그린다면’
예술가인 아빠는 딸에게 서양 미술사를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아이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아빠의 방법은 모나리자라는 유명한 그림을 위대한 예술가들이 그린다면 어떨까를 상상하며 설명해주는 방식입니다.
텍스트 역시 아빠와 딸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어서 아이가 읽어도 쉽고, 부모와 함께 읽어도 좋습니다.
피카소는 큐비즘(입체주의, 입체파)의 대표적인 화가입니다.
큐비즘이라는 용어가 탄생하게 된 작품이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몇가지 설이 있으나 야수주의의 리더인 마티스의 입에서 나온 단어라는 점은 확실한 것 같은데요.
모더니즘 속 같은 시대를 공유했던 야수파와 입체파의 등장은, 그보다 앞선 서양 미술사를 이해하면 납득과 함께 와닿는 부분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현대미술이 말장난이다, 저건 나도 그리겠다 하며 비꼬기도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역사적 흐름이나 작가(화가)의 작품 배경 등을 이해하면 기대하지 못했던 위로와 감동을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전 피카소가 아이에게 편견에 대한 도전과 새로운 발상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주길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조건 '보자!' 하는 것 보다는, 이런 책을 통해 함께 공부하고 아이가 그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알고 가면 좋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