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왜.
아이들은 엄마가 화장실 가는게 싫을까.
응? 대체 왜. 왜 그러는거야. 이유가 뭐냐고. 응?
회사 가는 것도 아니고 어디 무서운데 가는 것도 아닌데, ‘안돼’, ‘가지마’를 반복하면서 옷자락을 잡고 늘어진다.
경험적으로, 설득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게 와닿으면, 단호하게 떨구고 화장실에 가는 편인데, 그러면 화장실 문 앞에서 대성통곡하거나 그나마 컨디션이 괜찮을 때에는 안으로 들어와서 기다린다.
첫째도 이럴 때가 있었으니 모르는건 아니지만, 이건 진짜 아무리 당해도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허락되지 않는 시간은 또 있다.
바로 30분 가량의 낮잠 시간.
막둥이는 남편이 아기띠로 안는다.
여기까지는 괜찮다.
하지만 내 남편은 애석하게도, 아이를 1명 이상 보지 못한다.
막내와 합체하고 나면, 둘째나 첫째가 잠자는 나에게 처들어오는 걸 막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나마 첫째는 나이 좀 먹어서 그런지 눈치라도 보지만(그렇다고 해서 안깨운다는건 아니다), 둘째는 짤없다.
오늘도 요즘 너무 피곤해서 어쩔 수 없이 남편에세 30분 낮잠을 부탁했으나, 25분만에 포기했다.
누운지 5분만에 큰 아들이 와서 “엄마 자는데 미안”으로 시작하며 뭔가를 부탁했고, 15분 후에는 작은 아들이 왔다.
“엄마 자면 나도 잘래”하며 옆에 누웠지만 그 아이는 잠이라곤 1도 안오는 상태였으니 엄마인 나와 침대에서 알콩달콩하길 바랬다.
25분 만에 거실로 나왔더니 “더 자지 왜 나왔어”라고 말하는 남편 얼굴이… 마냥 이쁘긴 힘들었다.
아기띠로 8개월짜리 매달고 있으니 자기도 편하진 않은거 안다.
하지만 종종 주말에 집에서 일한다고, 볍원 다녀온다고, 피곤하거나 아프다며 침대에 누워 잠들어버리는 그 시간 동안,
나는 ‘에휴 얼마나 힘들까’하는 생각으로 셋을 철벽 커버해주는데.
나는 되는데 왜 넌 안되는지 모르겠다만, 안된다니 별 수 있나. 그러려니 해야지.
개인 시간 사라진거야 당연하고 샤워하는데 문 열고 들어오는건 이젠 놀랍지도 않다.
그런데 못싸서 쓰러지든 못자서 쓰러지든 기절할 것 같은 상태만 좀 피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아- 남들도 다 이렇게 사나.
미혼인 후배들에게 ‘도망쳐’가 생각나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