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빙그레 빙떡

한 주 한 시 8. 엄마의 빙떡엔 빙그레 웃음이 돌돌 말렸다.

by 단비

빙빙 돌려 부쳐 빙떡이라

떡 병(餠)자여서 빙떡이라

뉘 말 맞는지 알 도리 없으니

난 내 맘대로

빙그레 웃어 빙떡이라 할란다.

새벽 별보다 먼저 일어나

부엌으로 출근한 엄마는

뜨거워 폴짝대는 열 손가락 달래며

수 백개의 빙떡을 지져

아침 해보다 커다란 소쿠리를 채웠다.


매달린 졸음 떨치랴

쫓기는 시간 살피랴

웃음 날 틈이 어딨으랴만

엄마의 빙떡엔

빙그레 웃음이 돌돌 말렸다.


맛 좋단 말에 빙그레

솜씨 좋단 말에 빙그레 빙그레

빌린 돈 갚으며 빙그레

자식 학비 대며 빙그레 빙그레

엄마의 빙떡은 늘 빙그레 웃었다.


옛 맛 그립단 말에

그 뭐 어렵냐며

빙그레 웃음 돌돌 말아

빙떡 한 접시 후딱 해주신다.


맛은 그 시절 그대로인데

엄마 그 시절 모습은 간 데가 없다.


딸은 고생 박힌 못난 엄마 손이 슬프고

엄마는 고생 모른 고운 딸의 손이 기쁘다.



* 제주 빙떡: 메밀가루를 반죽하여 지진 전에 무채를 넣고 말아서 만든 떡으로 제주도의 향토음식


엄마가 빙떡을 지지고 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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