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책 천천히 읽기 5.
마음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몸이 멈출 때도, 몸이 움직일 때도.
마음의 움직임에는 의식이 작용하고, 그 의식을 바라보는 또 다른 의식도 작용한다.
이 ‘또 다른 의식’은 의식과 의식 사이를 연결하고 통합한다.
마음이 움직인다는 걸 잊지 않는 것, 그 움직임이 자연스러움을 잃지 않는 것,
그것이 마음의 바람직한 상태이다.
움직임으로서의 마음을 기억하고, 마음의 유연한 움직임이 가능한 상태.
나는 그것이 ‘정신적으로 자유로운 상태’가 아닐까 생각한다.
감성은 이미 어떤 스키마를 내장하고 있다. 감정은 그 나름의 정보 입력의 통로이다. 악수를 하거나 피아노를 치거나 수행적 행위에는 이미 사람을 공적인 이념성의 세계로 이끌어가는 것이 작용한다. (중략)
사실 악수를 하거나 피아노를 치는 데에도 이미 비친 바와 같이, 우리가 의식하지 않게 그것을 응시하는 또 하나의 의식의 눈이 숨어 있다. 그 의식은 앞으로도 나아가고, 뒤로 돌아보면서, 음악 전체를 하나의 통일로 형성해 간다. 물론 그러는 사이 그것은 나의 수행 그리고 나의 삶에 하나의 통일성을 부여한다.
- 김우창, 「깊은 마음의 생태학」* 중에서
많은 철학자들이 의식을 초월한 또 다른 의식을 말한다.
김우창 교수는 의식을 응시하는 또 하나의 의식, 프로이드는 초자아(super-ego), 애덤 스미스는 공정한 관찰자(impartial spectator) 등등.
이런 초월적 의식을 인식하는 정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크다.
자신의 초월적 의식을 인식하는 힘, 그것이 마음의 힘이지 않을까?
모든 것은 다시 삶 그 자체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숙달된 수행의 자유는 삶의 가장 높은 표현의 하나이다. 그러나 이것은 한달음에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마음과 마음의 대상과의 관계의 적절한 유지, 그것에서의 마음의 유연성의 유지 그리고 다시 그것으로부터의 삶에의 귀환 - 이 복잡한 과정을 유지하는 것이 문화의 과제이다.
- 김우창, 「깊은 마음의 생태학」* 중에서
'숙달된 수행의 자유' - 마음 사용에 숙달되어 삶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자유로운 상태.
이를 위해 김우창 교수가 무게를 두는 곳은 각 개개인의 수련과 정진이 아니라, ‘문화’였다.
저자가 말하는 문화에는 의례와 관습, 예절과 신념 등이 포함된다.
문화는 사람들의 마음이 연결되고 통합되어 드러나는 총체적인 모습일 것이다.
우리 개개인의 마음은 문화에 영향을 받고, 그 문화에 영향을 미친다.
어느 것 하나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게 없다는 것,
그 연결의 깊이를 들여다보는 것. 그것이 저자가 탐구하는 ‘깊은 마음의 생태학’일 것이다.
*깊은 마음의 생태학: 인간중심주의를 넘어서, 김우창, 김영사,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