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중요한 타자(Significant Others)

위로수집 일지 23

by 단비

개인의 심리 발달과 정체성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나 집단을 ‘중요한 타자(Significant Others)’라고 한다. ‘나’라는 정체성은 상당 부분 ‘남’에 의해 형성된다. 남에게 영향받지 않은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한 개인이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타자’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어려서는 부모와 가족이, 학창 시절에는 친구나 선생님, 사회생활에서는 동료와 선후배 등이 한 개인의 ‘중요한 타자’가 될 수 있다. 이 ‘중요한 타자’와의 관계가 긍정적일수록 신뢰, 소속감, 인정, 사랑 등의 심리적 안정과 자기 확신이 높아진다. 반대로 그 관계가 좋지 못했다면 심리적 불안정과 자기 불신이 생길 수도 있다.


나에게도 특정 시기마다 의미가 깊은 ‘중요한 타자’가 있었다. 하지만 그 관계를 ‘좋았다, 나빴다’로 양분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좋은 관계에서는 긍정적인 심리‧정서가, 나쁜 관계에서는 부정적인 심리‧정서가 형성되었다고 단순하게 대응시킬 수도 없다.


‘중요한 타자’와의 관계가 좋았을 때, 나 자신을 좀 더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자신감도 높았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타자’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긴장과 심리적 소진도 컸지 않았을까? 너무 애쓴 관계는 어찌 보면 좋은 관계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


원하든 원치 않든 나도 누군가의 인생에 ‘중요한 타자’ 일 것이다. 나를 ‘중요한 타자’로 기억할 그 누군가가 많이 지치고 힘들 때 나를 떠올렸으면 좋겠다.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디는 동안 집착할 필요가 없는 것과 소중하게 지켜야 것을 구분했고, 자신의 나약함을 드러내는 용기를 잃지 않았던 사람으로, 나를 떠올려 주면 좋겠다. 사랑하는 나의 아들에게 그런 모습의 ‘중요한 타자’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Ai 생성 이미지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내가 잘 아는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