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수집 일지 22
내가 잘 아는 아이가 있다.
그 아이는 자기가 힘이 센 줄 안다.
그래서 힘든 일을 많이 맡는다.
그 아이는 자기가 똑똑한 줄 안다.
그래서 모든 걸 이해하려고 든다.
그 아이는 자기가 다 큰 줄 안다.
그래서 혼자 알아서 다 해내려고 한다.
힘세고 똑똑하게 다 큰 줄 아는 그 아이는
약하고 어리석은 아이를 보면 눈을 질끈 감아버린다.
이 아이 나만 아는 아일까?
그런데 내가 이 아이를 잘 몰랐다.
질끈 감았던 눈 곱게 뜨고
그 아이 얘길 들어줄 수 있는 아이라는 걸
오늘 브런치 작가님들 소모임에서 돌아오는 길에 문득 떠오른 글을 수첩에 적었다가 여기에 옮깁니다. 요새 사람 많은 곳에 가는 게 힘들었는데요, 오늘은 긴 시간 내내 마음 편히 얘기 나눌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