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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대화 13. 고통 돌려 막기

스트레스는 내가 받는데 염증은 몸에 생긴다.

by 단비

실제 있었던 대화를 각색하기도, 상상으로 대화를 구성하기도 합니다. 내 안의 타자와 나누는 대화이기도 합니다. 질문이 남기도, 깨달음이 남기도, 감정이 남기도 해서 '남는 대화'입니다.


(한 움큼의 약을 입에 털어 넣는 동료를 보며)

A: 스트레스성 위염이 다시 도진 거야?

B: 다시 도진 게 아니라 항상 늘 달고 다니지.

A: 스트레스를 받는 건 넌데, 아픈 건 위(胃)네.

B: 나 대신 위(胃)가 아파주나 봐.

A: 그러다 위(胃) 다 망가지면 그 고통은 도로 다 네가 받는다.

B: 나는 위(胃)에게로, 위(胃)는 나에게로. 고통 돌려 막기하고 있는 거네.


남는 질문

질병의 증상이 정신(의식)에게 보내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남는 생각

증상은 우리가 자각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도록 도움을 주고, 또한 이 최상의 방침을 따르지 않을 때는 엄격함과 비정함도 보여줄 수 있는 스승이 된다. 질병에는 단 한 가지의 목적만이 있다. 그것은 건강을 회복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증상을 통해 건강을 회복하는 데는 아직 필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우리가 증상의 상징적 표현을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중략) 증상은 인간을 정직하게 만든다.
뤼디거 달케, 토르발트 데트레프센 「몸은 알고 있다.」 중에서


몸은 의식 상태를 반영한다고 한다. 질병은 의식 저 아래 깊숙이 숨겨둔 감정과 생각들에 대해 정직해질 것을 요구한다. 이런 논리에서 보면 질병의 증상들은 자기 자신을 향한 일종의 의사표현이다. 묵혀둔 감정이 분명하게 인식되고, 맞서지 못한 갈등이 주의 깊게 처리되기를 바란다는 의사표현. 이러한 몸의 의사표현에 귀 기울일 때, 우리는 어디가 온전하지 못한 지, 무엇이 해결되어야 할 문제인지 알 수 있다.


정신(의식)보다 더 정신(의식)의 상태를 잘 읽어내는 것은 ‘몸’ 인지도 모른다.


당신은 질병의 증상을 통해 자신의 의식 상태를 들여다본 적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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