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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슨 Aug 21. 2018

화가는 종이 앞에서는 항상 혼자다

왜 노력해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까?




요령에 기대하기보다는 일상에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요즘이다.

그것만이 우리를 변화시킬 수 있다.





퇴근 후에 한 카페로 들어와 카페 직원에게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켰다. 와이파이를 연결하고 카카오톡 로그인을 한 뒤 시시콜콜한 대화를 주고받다가 워드 파일을 켰다. 아직 아무 글자도 적혀있지 않은 워드 화면은 온통 하얀색이다. 지금부터 하나씩 채워갈 글(파일)을 언제까지 써야 마무리할 수 있을까? 갑자기 무서워지기 시작한다.


우리는 모두 프로그램을 다루며 콘텐츠를 만든다. 디자이너, 콘텐츠 제작자, 큐레이터, PD부터 스타트업의 사원까지 말이다. 프로그램을 켠 뒤에 우리는 버릇처럼 Ctrl + N (새 파일 만들기)를 누른다. 하얀색 창이 뜬다. 이제 나와 프로그램은 장시간 아이컨택을 한다. 그 순간만큼은 우리는 서로의 눈을 피할 수가 없다. 외로운 전쟁이 시작된다.


언제부터인가 흰 배경에 무언가를 채워서 만든다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은 점을 느끼고 있다. 어떻게 시작할지, 어떤 구조를 가지고 만들어갈 건지 고민을 해도 길어봤자 5분이다. 그 시간이 지나면 이건 내가 못하는 것이라고 단정 지어 버린다. 무언가를 계속해서 열심히 하고 있지만 잘못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깊이 생각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지 않은 우리가 얻은 것과 배운 것은 요령과 처세이다. 왜 우리는 노력을 해도 얻는 것이 요령과 처세뿐인 걸까?



나의 행복과 미래는 내 손에 달려있어



오르한 파묵의 ‘내 이름은 빨강’이라는 책에는 ‘화가는 종이 앞에서는 항상 혼자’라는 말이 있다.


화가는 종이 앞에 앉는 순간 혼자가 된다. 그 순간에는 어떤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을 수가 없다. 오로지 자신의 아이디어와 펜 또는 붓으로 승부해야 한다. 잘 ‘그리는 척’ 하는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결국 화가는 그림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종이 앞에 설 때가 꽤나 많은 것 같다. 그 종이 앞에서 우리 자신은 항상 ‘혼자’이다. 그때부터 우리에게 요령 따위는 허락되지 않는다. 누구에게 변명을 할 수도 없다. 무엇인가를 시작한 순간 그때부터 우리는 결과물로만 말할 수 있다. 이건 꽤나 무서운 일이다. 부담도 된다


가끔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라는 말을 하는 순간이 있다. 과연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까? 만약 에디슨이 수많은 연구와 실험을 통한 결과가 없었다면 우리는 에디슨을 위인전에서 보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종이 앞에서 좋은 그림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의 기쁨’의 저자 유병욱은 말한다



“평소에 종이 앞에, 혼자,
오래 앉아 있어 보는 겁니다.
순간적인 요령에 기대지 않고,
일상 속에서 꾸준히 자극받고,
깊게 느끼는 겁니다.”
-
유병욱



저자의 말처럼 평소에 혼자, 오랫동안 앉아 있어 본다. 무심코 지나가는 것들을 그냥 보내지 않고 다가오는 일상과 단어들을 깊게 느껴본다. 스스로 고민하고 생각을 하다 보면 생각이 촘촘해진다. 일상 속에서 무언가 얻는 것이 있다. 그것들을 조금씩 그린다. 고민의 순간들은 엮여서 하나의 그림으로 나온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행동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요령에 기대하기보다는 일상에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요즘이다. 그것만이 우리를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수백억 대 연봉을 받으며 경기를 뛰는 것은 그의 노력의 결과처럼, 류현진이 부상에서도 다시 돌아와 선발로 뛸 수 있는 것은 쉬지 않고 끊임없이 재활하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이 들처럼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했을 때 우리만의 멋진 그림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은 절대로 피해야 한다. '어떻게 되겠지'는 목표에서 멀어지게 만들고, 논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게 만들며, 행동하지 않게 되고, 의지력도 줄어들게 되며, 상황을 극복하기보다는 모든 실패 이유를 환경과 상황으로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뇌에게 거는 최고의 저주인 셈이다.


이래저래 꾸준히 자극받고 배우는 가운데 우리는 분명히 성장할 것이다. 그리고 변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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