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_01 한줄평 : 한구절

by 해란

# 2026년 1월 독서 목록

1. 『싯다르타』
2. 『네 컵은 네가 씻어』
3. 『누구나 밤엔 명작을 쓰잖아요』
4. 『안간힘』
5. 『환상의 빛』
6. 『애도 일기』
7. 『나 항상 네 곁에 있어』


# 헤르만 헤세, 박병덕 옮김, 『싯타르타』 민음사(2002)

한줄평

끊임없이 흐르는 강물에서 찾아낸 ‘내가 나라는 수수께끼’의 풀이, 나로 태어나 내가 되기.


한구절

앞으로 나의 길이 나를 어디로 끌고 갈까? 그 길은 괴상하게 나 있을 테지, 어쩌면 그 길은 꼬불꼬불한 길일지도 모르고, 어쩌면 그 길은 원형의 순환 도로일지도 모르지. 나고 싶은 대로 나 있으라지. 그 길이 어떻게 나 있든 상관 없이 나는 그 길을 가야지. (p. 141)



# 미지, 『네 컵은 네가 씻어』 걷는사람(2018)

한줄평

소중한 존재를 갑작스럽게 상실한 사람이 미처 하지 못했던 말들로 놓은 삶의 징검다리.


한구절

나는 가장 확실한 사실만 생각하기로 했다. 나는 내 가장 소중한 존재를 떠나보냈다. 그것은 다시는 되돌아올 수 없으며 그래서 다시는 예전처럼은 살 수 없다. 어차피 이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한다. (p. 12)



# 김이듬, 『누구나 밤엔 명작을 쓰잖아요』 타이피스트(2024)

한줄평

불가해한 생의 미로를 혼자 걷는 필멸자의 마음에 눈가루처럼 날아와 박힌 사랑의 파편들.


한구절

잠시 등장했던 이를 빼놓고는 생의 서사가 구성되지 않는다면

그 잠시가 영원이라면


혼자 갈 수 있어야 한다


익숙해지지 않아도 된다

(「키스 앤드 라이드」 부분)



# 유병록, 『안간힘』 미디어창비(2019)

한줄평

돌연한 사별 후 산목숨의 치욕을 견디느라 이 악물고 몸부림치는 모든 이에게.


한구절

그 고통은 전에 없던 것이 아니다. 이미 누군가 겪은 고통이다. 또다시 나에게 고통이 찾아온다면, 그와 같은 고통을 먼저 겪은 이들이 남긴 글을 읽을 것이다. 그 책에서 위로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이다. 책 속에 길이 있다. 나는 여전히 그 말을 믿는다. (p. 54)



# 미야모토 테루, 송태욱 옮김, 『환상의 빛』 민음사(2014)

한줄평

삶이라는 모진 바다에서 죽음이 기어코 환상적으로 빛날 때, 숨비 아닌 물숨을 택한다면.


한구절

그것은 아무리 힘껏 껴안아도 돌아다봐 주지 않는 뒷모습이었습니다. 피로 나눈 자의 애원하는 소리에도 절대 귀를 기울여주지 않는 뒷모습이었습니다. 아아, 당신은 그냥 죽고 싶었을 뿐이구나, 이유 같은 것은 전혀 없어, 당신은 그저 죽고 싶었을 뿐이야. (p. 59)



# 롤랑 바르트, 민승남 옮김, 『애도 일기』 걷는사람(2018)

한줄평

애도하다: 슬픔의 격통이 망각의 고통보다 낫다는 것을 깨닫다.


한구절

당신도 이제 알게 될 겁니다. 결코 위안 같은 건 찾을 수 없으리라는 걸, 날이 갈수록 더 많이 기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걸, 이 사실을 깨닫는 일이 다름 아닌 위안이라는 걸. (p. 181)



# 캐스린 미숑 글, 세스 테일러 그림, 『나 항상 네 곁에 있어』 부키(2025)

한줄평

널 믿어, 육신이 여기 없어도 존재는 곁에 있다는 걸.


한구절

네가 꼭 알아야 할

소중한 진실을 말해 줄게


그건 바로,

내가 네 곁에 있다는 거야

나는 여전히 너의 개야 (p.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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