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_02 한줄평 : 한구절

by 해란

# 2026년 2월 독서 목록

1. 『고구마와 고마워는 두 글자나 같네』
2. 『코드 붓다』
3. 『나는 왜 남들보다 쉽게 지칠까』
4. 『견딜 수 없음을 견디기』
5. 『내가 하려는 말은』
6. 『검은 불꽃과 빨간 폭스바겐』


# 김은지, 『고구마와 고마워는 두 글자나 같네 걷는사람(2019)

한줄평

지나가는 눈이 흘리는 작은 소리 알아챌 수 있나요, 낮은 볼륨 그대로 종이에 누인 마음 고마움.


한구절

가장 낮은 볼륨 크기가

빗소리의 경험을 연다

(「줄감개」 부분)



# 엔조 도, 안은미 옮김, 『코드 붓다』 정은문고(2025)

한줄평

구멍은 존재를 전제하므로, 구멍의 있음이 곧 존재의 증명이 되어 코드로서 현현한다면.


한구절

그 ‘당신’은 축원 속에 분명히 존재하지만, 언어로 담지 못하는 무엇이다. 그 부재야말로 내 실존을 지탱하며 그것을 쓰러뜨릴수록 오히려 내 존재는 더욱더 강해진다. 하지만 그것을 없애지 않는 한 해탈할 수 없다. 그 목소리가 들리는 한 나는 이미 해탈한 상태와 별로 다르지 않다. 그런 나는 단지 정보에 불과하다. 그 뒤얽힘이 현기증을 일으킨다. (p. 319)



# 최재훈, 『나는 왜 남들보다 쉽게 지칠까』 서스테인(2024)

한줄평

타고난 예민함을 자책하는 목소리의 볼륨을 낮춰 숨 돌리고 싶다면.


한구절

행복이란 게 모두에게 다 똑같이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특정 성격 유형에게 행복은 딱히 중요하지 않고, 불행하지 않은 게 곧 최고의 이상일 수 있습니다. (…) 꼭 달콤한 행복만이 정답은 아닙니다. 누군가에게는 쓴맛이 없는 불행하지 않음이 정답일 수 있습니다. (p. 233)



# 조앤 카차토레, 이영아 옮김, 『견딜 수 없음을 견디기』 에트르(2025)

한줄평

사랑했기에 얻은 슬픔은 사랑한 자가 마땅히 누려야 할 몫이며, 그에게는 안전하게 슬퍼할 권리가 있다.


한구절

이 슬픔은 우리의 것이다. 우리는 사랑과 꿋꿋한 헌신을 대가로 이 슬픔을 얻었다. 원치 않는 날에도 이 고통을 소유한다. 남에게 거저 주거나, 그 무엇에든 그 누구에게든 강탈당할 이유가 없다. (p. 50)



# 낸시 풀다, 정소연 옮김, 백초윤 그림, 『내가 하려는 말은』 사계절(2025)

한줄평

들릴 거예요, 다름을 받아들일 결심이 당신에게 깃든다면.


한구절

나는 오빠를 좋아한다. 오빠 옆에 있으면 편안하다. 오빠는 나에게 내가 아닌 무엇도 되라고 하지 않는다. (pp. 29~30)



# 조승리, 『검은 불꽃과 빨간 폭스바겐』 세미콜론(2025)

한줄평

자신의 시야에 들어오는 세상이 결코 이 세계의 표준도, 전부도 아님을 잊지 말 것.


한구절

“요즘 저런 사람 많이 보이네. 우리 식당에도 꽤 와.”

주인아주머니가 말한 ‘저런 사람’이 나를 지칭한다는 걸 알았다. 순간 나는 F를 떠올렸다. 그 단단한 삶의 태도를 말이다. 당당히 어깨를 펴고 바르게 앉았다. 그리고 천천히 수저질을 했다. 불쾌했지만 상처로 남기고 싶지는 않았다. 다만 나는 다짐했다.

‘당신들이 말하는 “저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써야지.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릴 거야. 그게 내가 정한 나의 사명이야.’ (pp. 22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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