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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경준 Jul 29. 2017

230년 전으로부터 걸어나온 살아있는 경영지침서

도몬 후유지 <불씨>를 읽고

역사의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만든 천재적인 소설, 정확하게는 경영 지침서이다. 1700년대 후반 약 260개 번으로 구성된 막번 체제의 일본에서 양자로 들어온 17세의 어린 번주가 재의 나라와 다름없는 번을 재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에스기 요잔. 정치적으로나 시대적으로 이런 리더가 과연 존재했을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훌륭한 경영자다. 그가 개혁을 시작할 때 했던 첫 번째는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는 것이었다. 역시 혁신은 나이와 경험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문제의식과 그것을 이루고자 하는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20대의 창업은 결코 말릴 일이 아니다.


요잔의 접근법을 요약해보면 이렇다. 일단 문제가 무엇인지를 파악한다.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신의 역량을 파악한다. 그 다음 자신이 불덩이가 된다. 그리고 동조하는 소수의 사람에게 그 불씨를 퍼뜨린다. 불씨를 받은 사람들이 다시 불씨를 퍼뜨린다. 탁월한 리더가 대중에게 명연설을 한다고 해서 조직이, 나라가 변하지 않는다. 된다는 걸 보여주는 소수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소수가 불씨가 되면서 다수에게 계속 된다는 걸 보여주고 결국 따라오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


두고두고 곱씹어야 할 책이고 모든 경영자와 창업자가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다.


"번사 한 사람 한 사람이 불씨가 되어주기 바란다. 우선 자신의 가슴에 불을 붙여주기 바란다. 그리고 타인의 가슴에도 그 불을 옮겨주기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도 자신을 불태우겠다."


소명을 위해 나는 나를 불태우고 있는가. 불씨를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어 그들도 불붙게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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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의 노여움이나 서글픔을 개혁안에 쏟아놓고 하나하나의 안을 철저하게 검토하게나. 그 목적은 단 하나뿐이네. 번 내의 신체장애인, 병자, 노인, 임산부, 어린아이들과 같이 사회적으로 나약한 입장에 놓인 많은 사람들을 돌보아줄 수 있는 정치의 실현이야."


"개혁이란 정치만을 바구는 것이 아니라 정치를 하는 사람이 자기 스스로를 바꾸어가는 것이다. 바꾸고 변하는 것은 자신속에 있는 적과 싸우는 것이다."


"정치는 곧 사람이다. 그것도 많이 있으면 있을수록 좋다. 개혁을 추진하는 마음가짐은 전에도 말한 그대로이다. 전 가신이 적으로 변해도 무서워하지 마라. 그러나 번민은 반드시 우리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백성을 사랑하라. 백성을 위하여 번정을 실행하라. 그렇게 하면 나라의  중신들이 반대해도 번민이 반드시 우리를 지지해 줄 것이다."


"너희들은 최초의 불씨가 된다. 그리고 많은 탄에 불을 붙일 것이다. 새 탄은 번사와 번민을 말한다. 젖어있는 탄도 있겠고 축축한 탄도 있을 것이며 불붙여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탄도 있겠지. 같은 모양일 리는 없다. 그것보다도 나의 개혁에 반대하는 탄도 많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 탄들은 아무리 화통대로 불어도 한동안은 불이 붙지 않는다. 그러나 그 속에 한 개나 두 개쯤 불이 붙는 탄이 있겠지. 나는 지금 그것을 믿을 수 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너희들이 불씨가 되어주어야 한다. 너희들의 가슴속에 타고 있는 불을 어쨌든 뜻이 있는 번사들의 가슴속에 옮겨주기 바란다. 성에 도착하면 제가끼 부서로 흩어져 가게 된다. 그 부서 부서에서 기다리고 있는 번사들의 가슴에 불을 붙여주기 바란다. 그 불이 반드시 개혁의 불을 크게 일으켜줄 것이다."


"희망이란 목표이다. 무엇을 위한 근검절약인지 번사들은 아직 그 목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나쁘다. 내가 확실하게 목표를 제시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는 단지 인간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타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인간이 타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려면 우선 이 <참을 수 없는 마음>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우물에 빠지려고 하는 아이가 있으면 본능적으로 달려가는 따뜻한 마음을 갖는 것에서부터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 우리들은 이 개간지에서 그런 마음을 배우자."


"전당포는 원래 백성, 상인을 상대로 하는 장사입니다. 무사님들의 마음가짐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것에 감동하여 분별없이 돈을 빌려드리면 가게가 망합니다. 그렇게 되면 가장 곤란한 것은 백성, 상인들입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전당포는 없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개혁의 가장 어려운 점은 옛것을 부수는 것도, 새것을 시작하는 것도 아니고, 시작한 것을 어떻게 유지하는가가 관건이다."


"우리들은 다시 한 번 강 상류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맑은 물이 솟아나는 강 근원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초심이라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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