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처럼

있는 그대로 행복하자

by 긍정태리

지난 9월 30일, 김영하 작가님 인스타그램 라방에서 <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 책으로 독서모임을 가졌다. 이 책은 800페이지에 가까울 정도로 두껍다. 자폐와 상관없는 일반인들은 접하기 힘들 텐데, 영향력 있는 작가님께서 이 책을 함께 읽자고 하니 반가웠다.


매월 말일은 바쁜데, 라방은 늦게라도 들을 수 있으니 참석했다. 작가님이 질문을 하고, 채팅으로 참여자들이 답글을 올리면, 작가님이 읽어주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나도 열심히 답글을 올렸다. 나처럼 자폐인 가족들도 간혹 참여한 게 보였다.


이 책에 나오는 많은 사람들 중 제일 인상 깊은 인물이 누구냐는 질문에 도널드 라고 대답한 사람이 많았다. 사실 난 책을 다 읽진 않았다. 라방이 끝난 후 마지막에 나온다는 도널드 이야기를 읽었다.


도널드는 최초의 자폐인으로 진단받은 아이였다. 당시 자폐에 대한 진단명이나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 소아과 의사 카너 박사는 도널드를 관찰 후 자폐적 성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사람들이 인상 깊었다고 한건 도널드는 노인이 될 때까지 포레스트 마을 사람들의 이해를 받으면서 혼자 잘 살았다는 것이다.


도널드는 일반인보다 늦었지만, 대학도 갔고, 사회성이 부족했지만, 무사히 졸업도 했다. 졸업 후에는 도널드 집안에서 운영하는 은행에 취직했다. 도널드에게 큰 복은 집이 부유했다는 것이다. 도널드는 어릴 때 지내던 방으로 돌아와 그 방에서 평생 살았다. 남들보다 늦었지만, 운전도 배웠고, 혼자 하지만 골프도 쳤다고 한다.


도널드는 36살 되었을 때 엄마는 의사에게 예상한 것보다 잘 자라 부모가 떠난 후에도 잘 지낼 거 같다고 편지를 했다. 그 후 15년 후 엄마가 돌아가셨다고 한다. 도널드에게 엄마가 돌아가시니 어떠냐고 하니 예상했던 일이 생겨서 괜찮다고 했다. 이 부분을 읽을 때 화섭 씨도 엄마가 돌아가시면 이럴까라는 상상을 했었다. 자폐인들은 예상한 일은 적응하니 예상만 하도록 도와주면 될 것 같다.


도널드는 그렇게 혼자서 잘 살았다. 간혹 교회에서 고무밴드를 튕겨 아는 사람들에게 장난도 쳤다. 핸드폰이 나오자 문자 보내는 것도 배워 아는 사람들과 문자도 주고받았다. 여전히 혼자서 골프도 치고 운전도 하고 나중에 은퇴도 했다. 작은 마을이 도널드를 있는 그대로 포용해줬다.


하나하나 그냥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 같은데, 한 대목 한 대목 감동이었다. 특히, 지역사회 사람들이 다니엘이 있는 그대로 사는 모습을 받아주었다는 대목에서 말이다. 도널드는 혼자 골프를 치며 외로움을 투정 부리지 않았다는 것도. 왜 라방에서 도널드의 인생이 감동이라고 했는지 이해되었다.




현대사회에선 능력자가 된 사람을 떠받든다. 그 외 평범한 사람들 혹은 저기능 사람들의 행복은 그저 생존하는 것이다. 능력자가 안되어도 생존하면 어떤가?


"위대한 일은 없다. 오직 작은 일만 있을 뿐이다. 그걸 위대한 마음으로 하면 된다."


테레사 수녀님의 집에 가면 있는 문구라고 한다. 작고 평범한 인생, 그걸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도널드의 인생에서 배운다. 그런 인생도 아름답고 수많은 축복이 있다.


오늘은 엄마 생신이다. 올해는 생일 케이크를 사달라고 요청했다. 자기 돈 쓸고 있다고 처음에 거절했다. 몇번 설득하니 이렇게 사 왔다. 엄마 취향을 물어 초코라 브라우니를 사 왔다. 왕관 장식도 꽂고 쑥스러워 눈을 감고 엄마 생신 노래 불러준다.


화섭씨도 이미 축복속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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