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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정태리 Dec 26. 2022

갑목인가봐

낙천적이고 그냥 시작하는 갑목 엄마

연말이 되어 좀 놀고 쉬고 싶었다. 휴가를 냈다. 석모도 온천에 가기로 했다.


지난번에 화섭씨랑 서울 둘레길을 걷다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을 상암에서 발견했다.1946년생 엄마는 박대통령을 좋아하셨다. 내 세대에는 그분의 평가가 갈리지만 엄마가 좋아하시니 온천에 가기 전 기념관부터 들리기로 했다. 엄마는 당신의 젊음의 추억을 돌이킬 수 있으니 좋아하셨다.



기념관 관람을 끝내고,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석모도를 향해 운전하는데 약간 졸렸다. 중간에 휴게소가 안보여 김포시로 빠졌다. 음악을 신나는걸로 바꿨다. 화장실을 찾는데 안보여 한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차를 세우고 상가 화장실로 가려했다. 주차 자리가 안 보이자 엄마는 장애인 전용 구역에 대라신다.


"엄마, 그러면 안 돼. 내가 봐 둔 자리가 있어"


차를 돌려 상가 뒤 주차장에 잘 댔다.화장실도 잘 찾아 볼일도 잘 봤다. 여유가 생겼다. 차를 돌려 나오는데, 갑목기질이 많은 한국인의 심리를 설명한 강의가 생각났다.


"엄마가 갑목인데, 갑목은 살짝 규칙을 어긴대. 갑목 기운이 많은 우리나라는 새 기계가 들어오면 기존 기계 쓰는 규칙은 내려놓고 자기식대로 기계 쓴대."


맞아,규칙을 살짝 어기지. 엄마는 인정하셨다.


그렇게 운전을 더하고 가다, 갑자기 한 차가 깜박이도 안 켜고 내 앞에 끼어들기를 했다. 난 약간 놀라서 저 차 깜박이도 안 켜고 들어오네. 했다. 옆에서 그 광경을 보던 엄마가 한마디 하셨다.


"갑목인가봐"


배꼽을 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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