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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정태리 Feb 01. 2023

내게 안전하고 편안한 숫자

자폐동생이 좋아하는 시계 맞추기

내 동생 화섭 씨는 어릴 때부터 숫자를 좋아했다. 불안을 달래기에 숫자는 예측가능하기 때문인 것 같다. 달력의 숫자, 지하철 문번호의 숫자, 시계의 숫자. 특히 디지털시계가 들어간 가전제품에 디지털시계를 맞추는 걸 좋아했다.


기계 다루는 것도 빨리 습득하는 편이다. 우리 집은 내가 대학교에 합격하며 전산학을 전공하며 pc가 처음 들어왔다. 그때 화섭 씨는 중학생이었다. 당시 OS는 ms-dos (연식 나온다) pc용 게임을 재미 삼아 깔았는데, 화섭이가 즐겨했다. 한 번은 게임을 못하게 하려고 게임실행 파일명을 바꿔버렸다. 지금은 아이콘 클릭해서 실행하지만, 당시에는 검은 화면에 실행명을 키보드로 쳐서 실행했다. 난 컴퓨터를 정식으로 배운 적 없으니 화섭이가 못 찾을 줄 알았다. 웬걸, 저녁에 귀가하니 턱 하니 게임하고 있는 화섭 씨.


여하튼 기계를 좋아하는 화섭 씨다. 음악을 좋아하는 나는 최근에 시계가 들어오는 블루투스 스피커를 주문했다. 늦게 귀가 후, 다음날 아침 포장을 풀었다. 시간 맞추기가 필요했다. 나보다 30분 일찍 출근하는 화섭 씨에게 카톡으로 시간 맞춰 달라 부탁했다.



오후에 귀가해 맞춰놓은 화섭 씨. 덕분에 아침에 시계 보며 클래식 들을 수 있겠다. 홈카페도 좋아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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